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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북 핵실험, 과연 성공인가? 실패인가?

등록 2006-10-10 17:08수정 2006-10-10 22:47

북한 지하 핵실험 장소
북한 지하 핵실험 장소
한·미 정부 신중태도 “최종결론 시일 더 걸려”
북한 핵실험은 과연 성공한 것인가, 실패한 것인가?

9일 지하 핵실험이 성공했다는 북한의 발표 이후에도, 이번 핵실험을 둘러싼 의문점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한국·미국·일본 정부는 북한의 성공 주장에 하나같이 유보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방위청 간부는 10일 열린 자민당 안전보장회의 회의에 참석해 “일본 지진계가 포착한 진동이 소규모인데다 방사능 물질도 아직 관측되지 않아 핵실험이라고 단정하는 데 충분한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일본 공영방송인 <엔에이치케이>(NHK)가 보도했다.

윌리엄 스탠턴 주한 미국대사관 부대사도 인터텟 커뮤니티 ‘카페 유에스에이(USA)’를 통해 “핵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결정적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송민순 청와대 외교안보정책실장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들의 조찬간담회에서 “성공 여부를 판단하려면 2주 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조심스러운 자세는 지금 당장 드러난 핵실험 관련 수치와 자료만으로는 핵실험 성공 여부를 가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펴낸 <대량살상무기 문답백과>를 보면 폭파 위력이 1~2kt 정도이면 지진파 탐지로 핵실험 여부를 식별할 수 있는데, 이번 북핵의 폭파 위력은 최대 0.8kt(티엔티 800t)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티엔티 800t 규모의 폭발 위력은 핵실험으로 보기에는 규모 면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작다면서, 핵실험이라는 단정을 피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복수의 미국 정부·민간 핵전문가 분석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실험은 아마 “실패이거나, 부분적 성공”인 것 같다고 보도했다. 필립 콜 전 미국 국방부 무기실험 감독관은 “이번 폭발 위력이 1kt 이하로 나타났다면, 그것은 북한이 희망한 것을 얻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원)의 지헌철 지진센터장는 “지자원은 지진파를 감시하고 분석해 정부의 판단을 돕는 구실을 할 뿐, 9일 인공 발파가 핵실험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전문가인 김태우 국방연구원 박사는 “핵 폭발물을 설치해 폭발에 성공한 것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핵실험이 아닐 가능성을 일축했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티엔티 폭약을 설치해 인공폭발을 만들었다면, 대기 중 방사능 물질 누출조사로 며칠 안에 금방 드러나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많은 정부·민간 핵전문가들도 재래식 고폭탄 폭발을 핵실험인 것처럼 꾸민 것 같지는 않다고 본다고 <뉴욕타임스>는 밝혔다.


현재 한국·미국·러시아 등은 북한 핵실험을 검증하기 위해 한반도 주변 대기에서 ‘방사능 핵종’(핵실험 뒤 나오는 일종의 가스) 수집활동을 벌이고 있다. <엔에이치케이> 보도를 보면, 주일 미 공군은 10일 오후 4시50분께 정찰기 WC135C 대기관측기를 동해 방면으로 띄웠으며, 북한 접경지대의 러시아 관측소 30여곳도 방사능 관측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방사능 조사 결과 핵실험 사실이 확인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곧바로 성공 여부를 특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핵 전문가는 “무엇보다 북한이 의도한 핵실험을 달성했는지를 판단하는 게 핵실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관건인데, 관련 자료를 북한이 공개할 리 없기 때문에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태우 박사는 “핵실험 갱도의 구조에 따라 실제 발생한 폭발 규모와 지진계로 잡힌 폭발 규모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며 “따라서 단순히 0.8kt이라는 표면적 수치를 가지고 실제 핵실험의 성공 여부를 따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북한은 1998년 8월 인공위성 광명성(대포동1)과 올 7월 대포동2와 관련해 ‘성공적 발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포동 1, 2호가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실제로는 사실과 달랐던 점도 이번 북한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게 하는 요소다.

김도형 기자, 대전/송인걸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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