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뉴스1
감사원 ‘실세’로 통하는 유병호 사무총장은 지난 6월 취임 직후부터 전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전방위적 감사를 주도해 ‘정치 감사’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유 사무총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총무처와 정보통신부를 거쳐 1997년부터 감사원 근무를 시작했다. 공공기관감사국장, 국방감사단장, 감찰정보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지난 2020년엔 안팎의 논란 속에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 대한 감사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지난 1월 비감사부서인 감사연구원장으로 인사 발령을 받았다.
그러나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 분과 전문위원으로 합류한 뒤 지난 6월15일 감사원 2인자인 사무총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당시 감사원은 “월성1호기 감사 때 원칙주의자로서 강직한 면모를 보여줬다”고 발표했다. 유 사무총장은 지난 7월 <신동아> 인터뷰에서 전 정권 시절 공직사회 청렴과 기강에 대해 “인체로 치면 주요 뼈대하고 장기가 죄다 망가진 수준이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새로운 토대를 쌓으려 한다”고 말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청사와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의 취임 이틀 만인 6월17일 감사원은 ’국민적 관심사’란 이유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후 감사원은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이 있는 국민권익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한국개발연구원 등에 대한 이례적인 감사로 ‘표적 감사’ 논란을 자초했다.
또 지난 8월 발표된 감사원의 ‘2022년 하반기 감사운영 계획’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코로나19 백신 수급 지연 사태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관련 통계조작 논란 등에 대한 특정사안 감사가 포함되면서, 야권에선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노골적 ‘정치 감사’란 비판이 거세졌다.
그럼에도 유 사무총장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 8월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문재인 정부에서) 특정 감사사항에 대해 외부적으로 오만가지 그런 너저분한 압력도 분명 있었다고 보고 있다”며 “지금 오히려 바로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