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동남부 하타이주의 무너진 건물 주변에서 14일(현지시간) 이재민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책으로 불을 피우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튀르키예 대지진 피해자 지원을 위해 지난 7일 현지로 급파된 한국 긴급구호대(KDRT) 1진이 탐색·구조 활동을 마감했다. 정부는 구호·복구에 중점을 둔 긴급구호대 2진을 현지로 파견하기로 했다.
정부는 15일 오후 박진 외교부 장관 주재로 소방청·국방부·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민관합동 해외 긴급구호 협의회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튀르키예 지원 활동이 생존자 구조 단계에서 이재민 구호 및 재건복구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며 “튀르키예 쪽이 텐트·담요 등 구호물품 지원을 최우선적으로 요청하고 있어 이에 맞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긴급구호대 2진은 외교부와 한국국제협력단, 국립중앙의료원 등 의료진, 민간 구호단체 활동가 등 모두 2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는 16일 밤 11시께 군수송기편으로 튀르키예로 출발할 예정이며, 군수송기와 민간항공편 등을 이용해 텐트와 담요·침낭 등 55톤 규모(약 10억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현지 재난구호 당국에 전달하기로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긴급구호대 2진의 활동 목적은 당장 필요한 구호물품을 이재민에게 전달하고 중·장기적 재건복구를 위해 지원이 필요한 사업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2진에 포함된 의료진 역시 현지에서 이재민 치료를 하는 게 아니라, 보건의료 분야에서 튀르키예의 중·장기적 수요를 발굴하는데 집중할 것” 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부터 지진 피해가 극심한 동남부 하타이주 안타크야에서 매몰자 탐색·구조작업에 집중했던 긴급구호대 1진은 이날 오전(현지시각)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북서부 아다나 지역으로 철수했다. 아다나 지역은 세계 각국이 보내온 구호물품이 튀르키예 재난구호 당국에 전달되는 통로 구실을 하고 있으며, 긴급구호대 2진도 이 지역에서 최장 7일 간 활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미 구조의 골든타임(지진 발생 이후 72시간)이 한참 지나 생존자 구조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현지 치안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활동했던 16개국 긴급구호대도 철수를 결정했으며, 이미 철수한 국가도 있어 튀르키예 정부와 협의를 거쳐 이동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극심한 추위 속에 수도와 전기마저 끊긴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긴급구호대 1진은 안타크야 지역에서 매몰자 8명을 구조하고, 희생자 주검 18구를 수습한 바 있다. 이들은 군수송기편으로 17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정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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