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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한다 했지만…아쉬움 남긴 ‘국민과의 대화’

등록 2021-11-22 16:56수정 2021-11-23 01:47

정치BAR_이완의 정치반숙
문재인 대통령이 304명의 온·오프라인 국민패널과 만난 ’2021 국민과의 대화’.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304명의 온·오프라인 국민패널과 만난 ’2021 국민과의 대화’. 청와대 제공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국민이 2년 만에 직접 마주한 ‘국민과의 대화’. 100분 사이 모두 26개의 질문이 오가는 동안, 문 대통령은 15번째에 청년 실업과 부동산 대책 관련 질문이 나오자 깊은 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드디어 어려운 문제로 들어갔습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는 제가 여러 차례 송구스럽다는 사과 말씀을 드렸는데, 지나고 생각해보면 우리가 좀더 부동산 특히 주택의 공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기간 하향 안정세를 목표로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그렇다면 하향 안정세를 위한 정책 수단은 무엇인지, 추가 질문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현재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책으로 꼽는 부동산 정책을 톺아보기에는 ‘국민과의 대화’라는 형식은 효율적이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의료공백 등 국민들의 생생한 경험담이 ‘소개’되긴 했지만 하소연으로 번지면서 사회자는 ‘질문으로 넘어가달라’고 채근도 해야 했습니다. 4년 반의 국정을 결산하면서 그건 왜 제대로 못 했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건지를 묻는 자리여야 했기에 질문자로 나선 국민들의 “직접 질문하게 돼 영광”, “감사하고 존경한다”는 소감은 어색해보였습니다.

밀도가 떨어지는 ‘국민과의 대화’였다는 평가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첫번째 국민과의 대화 때도 그랬고 기자회견 때도 사전에 어떤 질문을 아예 받은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시나리오 없이 진행하기 때문에 질문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도 “대통령이 답변하기 적절치 않은 것도 분명히 있었고 또 이런 질문이 나왔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것도 분명히 있었는데 그런 데서 오는 자괴감이랄까. 왜 더 좋은 형식을 만들지 못했지 이런 고민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위주로 주제를 잡은 것도 대선을 넉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중립’ 위반 시비를 피해야 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기도 합니다.

문 대통령의 ‘소통’은 양적으로도 아쉬움이 큽니다. 국내 언론과 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9차례였고 ‘국민과의 대화’는 2차례였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기자회견은 10차례, 박근혜 전 대통령은 3차례였습니다. 권위적이었던 이전 정부보다 더 많은 소통을 해달라는 국민적 기대와,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던 문 대통령 본인의 다짐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입니다. 올해 새해 기자회견에서 “국민들께서 소통이 부족했다고 느끼신다면 보다 소통을 늘릴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그뒤 ‘소통’은 2년 만에 열린 ‘국민과의 대화’가 유일했습니다.

미국 정치 등을 소개하는 <오터레터> 박상현 발행인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비슷한 타운홀 미팅을 한 적이 있다”면서 “간접민주주의 제도에서는 이런 시도가 좀 더 자주, 정례적으로 열렸으면 한다. 좋은 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집권자를 항상 긴장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요. 국민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고자 했던 ‘광화문 대통령’의 꿈은 이렇게 멀어져 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다음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 기회를 더 늘려가길 기대해봅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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