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예찬 국민의힘 청년본부장(오른쪽)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중앙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쪽 청년본부장이 여성가족부를 두고 “한 번 깔끔하게 박살을 내놓고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장예찬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청년본부장은 10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여성가족부가 사실상 남성혐오부로 작용하고 있다”며 “남성은 성범죄의 잠정적 가해자로 취급하고 모든 남성이 성범죄 가해자라는 오해를 받아도 시민적으로 의무를 지고 이걸 열심히 해명해야 된다는 게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에서 만든 유튜브 성인지 교육으로 배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가족부의 문제는 복지 사업이나 약자 보호 사업의 문제가 아니라 10~20% 정도 배정되는 성인지 교육에서 뿌리 깊은 젠더 갈등을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라며 “더군다나 각종 여성 시민단체에 무차별적으로 지원되는 사업도 많기 때문에 한 번 깔끔하게 박살을 내놓고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해야 된다”고 말했다.
장 청년본부장과 함께 출연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에 대해 “정부 예산의 0.2% 수준인 1조4천억원 정도로 운영되는 여성가족부는 저소득, 한부모, 청소년 부모, 1인 가구 등의 가족 서비스를 하고, 학교 밖 사회안전망 강화나 여성 피해자 지원, 여성 고용 유지 등 우리 사회의 소외된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한다”며 “몇 가지 실책이 있었다고 해서 부서를 통째로 없애야 된다고 말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부처의 권한과 자원이 부족한 게 오히려 문제이니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장 청년본부장은 이날 방송에서 “여성가족부의 2020~2021년 2년간 남성혐오적 프로젝트와 성인지 교육에 대해 뽑아왔는데 에이(A)4 용지가 모자랄 지경이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류 의원은 이에 “(그렇게 치면) 에이4 용지가 모자랄 만큼의 망언을 쏟아낸 윤석열 후보는 싹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떤 실수나 실책에 의해 무조건 문 닫아야 한다고 하면 문 열고 있을 수 있는 부처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재 정의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어 “장 청년본부장의 발언은 윤석열 후보의 대선 전략이 ‘멸공’과 ‘여가부 폐지’라는 자백과 마찬가지”라며 “국민을 갈라치기하는 시대착오적이고 퇴행적인 정치로 폭주하는 윤석열 후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고 밝혔다. 오 대변인은 이어 “정치가 박살내야 할 것은 여성가족부가 아닌 성차별, 성폭력”이라며 “윤석열 후보가 거리낄 것이 없다면 티브이(TV) 토론이든 무제한 맞장토론이든, 지금 당장 정정당당하게 직접 실력으로 겨룰 수 있는 자리에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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