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청년 보좌역들로부터 당선증을 전달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유권자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뽑은 이유로 ‘정권교체’를 가장 많이 들었다. 윤 당선자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윤 당선자의 ‘경험부족’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또 20·30대는 이번 선거에서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 보다 특정 정책을 지지 또는 저지하기 위해 투표장에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은 이번 대선에 투표한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일 ‘대선 후보에게 투표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이유로는 ‘정권교체’(39%)가 가장 많았다고 11일 밝혔다. 다음으로는 ‘상대 후보가 싫어서/그보다 나아서’(17%)였고, 신뢰감(15%)과 공정·정의(13%), 국민의힘 지지(7%)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유권자에게 투표 이유를 2개까지 자유응답하게 했다.
또 윤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에겐 투표하지 않은 이유를 물은 결과, ‘경험부족’(18%)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무능·무지’(13%)와 검찰권력·검찰공화국(6%), 가족비리(5%) 등이 뒤를 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투표한 이유로는 ‘상대 후보가 싫어서/그보다 나아서’(26%), 경험·경력(20%), 능력(18%) 차례였다. 반면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신뢰성 부족/거짓말’(19%)과 ‘도덕성 부족’(11%)을 이유로 들었다. ‘대장동 사건’과 ‘부정부패’는 각각 6%였다. 한국갤럽은 “두 후보 비투표 이유에 모두 ‘배우자·가족 비리, 부정부패’가 포함됐다. 이는 선거기간 중 치열했던 네거티브 공세를 반영한다”고 해석했다.
투표할 후보를 결정한 시기는 ‘투표일 기준 한달 이전’이라는 응답이 66%(4주전 12%+두세달전 54%)였고, 투표일 당일(6%) 등 1주일 내에 결정했다는 응답은 24%였다. 윤석열 당선자를 찍었다는 응답자들은 62%가 ‘두세달 전’에 결정했다고 답했다. 이재명 후보자를 찍은 유권자들 가운데 53%는 ‘두 세달 전’에 결정했다고 했다.
투표할 후보를 결정하는 데 가장 많이 참고한 정보(2개 복수응답)로는 ‘텔레비전(TV) 토론’(4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신문방송 뉴스(29%)와 인터넷 뉴스(26%) 도 중요한 정보로 꼽혔다. 페이스북·카카오톡 등 에스앤에스(SNS)는 18%였고, 가족 주위 사람은 12%, 선거유세는 8%였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때는 ‘텔레비전 토론’이 59%, 신문방송보도가 23%였다.
한국갤럽은 투표한 후보를 밝힌 응답자에게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 보고 투표했는지’도 물었다. 응답자 가운데 69%는 ‘당선될 것이라 보고 투표했다’고 했고, 26%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 전원(100%)은 ‘당선될 것이라 보지 않고 투표했다’고 답했다. 한국갤럽은 “연령별로 보면 50·60대의 77%가 당선되리라 보는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답했는데, 20·30대에서는 그 비율이 60%를 밑돌았다. 20·30대의 이러한 경향은 당선 가능성보다 특정 후보/정책 지지 표명 또는 저지를 위한 선택으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90%, 유선 10%의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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