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다 취재진과 만나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말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아빠 찬스’ 등 각종 의혹이 쏟아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사퇴 여론을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이틀 전 “‘40년 지기’라는 표현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 밝혀 정 후보자를 ‘손절’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인사청문회 이후 임명 여부를 판단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장제원 당선자 비서실장은 2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건물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혹을 해소해서 불거진 의혹들이 청문회 자리에 올라가지 않도록 확실하게 해명을 했으면 좋겠다는 게 저희 입장”이라며 “청문회가 끝나고 나면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당선자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서 정 후보자가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지난 19일 배현진 당선자 대변인이 윤 당선자와 정 후보자에 대해 “‘40년 지기’라는 표현은 잘못 알려진 사실”이라고 부인하고 나서면서 정 후보자가 조만간 사퇴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장 실장의 발언으로 정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고 청문 절차를 그대로 밟게 하는 쪽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윤 당선자의 의지가 확인된 것이다.
정 후보자도 아들이 전날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재검한 결과 “요추 5번과 천추 1번 사이 신경근을 압박하는 퇴행성 추간판탈출증 소견이 확인됐다”며 이는 2015년 ‘병사용 진단서’상 4급 판정 사유와 동일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출근길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눈높이가 도덕과 윤리의 잣대라면 떳떳할 수 있다. 한 점 부끄럼없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가 첫 내각 후보자 가운데 가장 많은 의혹이 쏟아진 정 후보자에 대해서마저 정면돌파 의지를 밝히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전대미문의 불공정 내각”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인수위가 원칙도 기준도 없는 졸속·부실 검증으로 전대미문의 불공정 내각으로 출발하는 것은 아닌지 암담하다”며 “무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정 후보자도 후안무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 당선자나 정 후보자나 자신들의 눈높이가 원칙이고 잣대라는 오만한 생각을 내려놓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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