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제약·바이오’ 로펌서 2년간 고문료1억6천만원

대통령, 인사청문요청안 국회 제출
본인·배우자·자녀 재산 약 40억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e-mail]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직후 약 2년 간 고문을 맡아 온 제약·바이오 전문 법무법인 ‘클라스’로부터 1억6000만원가량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국회 보건복지위원 등을 지낸 김 후보자가 관련 분야 소송을 다루는 법무법인 고문으로 취업했다 다시 복지부 장관이 되는 건 ‘이해충돌’ 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 제출한 김 후보자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0년 5월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직후인 그해 7월부터 이달 26일까지 1년11개월가량 법무법인 ‘클라스’에서 고문료로 1억6080만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본인과 배우자, 자녀 이름으로 모두 40억4353만2000원의 재산을 보유했다고 신고했다. 김 후보자는 본인 명의로 서울시 양천구 목동에 19억8900만원짜리 아파트와 상가(3억5200만원), 경기도 포천에 임야 4156㎡(1600만원)를 갖고 있다. 본인과 배우자 명의 예금 보유액은 모두 13억2500만원이었다.

한편, 김 후보자는 주택 두 채를 보유한 채 정부가 제공하는 관사에 거주하며 지난 2012년 ‘세종시 아파트 공무원 특별공급 분양’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돼 ‘관사 재테크’ 의혹도 커지고 있다. 이날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인한 내용을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약처) 차장에 취임했고, 2012년 6월 세종시 도담동 힐스테이트 아파트 공무원 특별공급 분양을 받았다. 이후 2013년 4월 공직을 떠났다가, 2015년 4월 식약처장에 임명되며 다시 관사로 돌아왔다.

특별공급 분양 당시 김 후보자는 식약처에서 제공하는 관사에 거주하고 있었다. 차장 시절에는 월 25만원가량 관리비를 냈고, 처장으로 취임해서는 무료로 거주했다. 이후 김 후보자는 2012년 분양받은 세종 아파트를 5년 뒤 팔아 1억5천만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챙겼다. 당시 김 후보자는 목동과 일산에 두 채의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데, 일산 아파트 역시 임대한 상황이였다. 이 임대료가 세종시 아파트 구입자금으로 활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후보자는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퇴직 또는 관사를 제공하는 승진만 남은 상황에서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 받은 것은 일명 ‘관사 재테크’라는 의혹이 나온다. 강 의원실은 “차장으로 근무할 당시 공직 퇴직이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점과 설령 차장에서 처장으로 승진을 기대했더라도 처장에게도 관사가 제공되기 때문에 ‘실거주 목적’이라는 해명은 궁색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준비단은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관사에서 거주하는 것보다 자가 소유 주택에 거주하는 것이 편리함과 안정감이 있다고 생각해 2012년 실거주 목적으로 세종시 아파트 분양을 신청했다”며 “시세차익 등 투자 목적이 있었다면 처장 퇴직 직후 전세 계약 기간이 만료하자마자 즉시 매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현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