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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겉·속 다른 ‘윤심’ 지지율 더 까먹나…대통령실 “우리도 괴롭다”

등록 2022-07-27 19:54수정 2022-07-28 10:00

당무 개입 안한다더니 이준석 비토
대통령실 “또 악재” 사태수습 곤혹
민주당, 민생 외면한 권력투쟁 비판
박지원 “거짓말 대통령 어찌 믿겠나”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한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정 지지도 하락의 주요 원인인 여권 내부 갈등을 대통령이 부추긴 상황이 된데다 당무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해온 태도 역시 진위 논란에 직면했다.

윤 대통령은 27일 ‘문자 사태’에 대해 답을 피했다. 그는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서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 뒤 오전 11시20분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도착했지만,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곧바로 집무실로 향했다. 이준석 대표 징계 뒤 “저도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참 안타깝다. 그러나 대통령으로서 당무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 발언과 전날 공개된 ‘내부 총질’ 문자 사이의 간극을 설명하지 않은 것이다.

윤 대통령의 문자메시지는 이 대표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사이의 반복된 갈등의 핵심은 당에 작용하는 ‘윤심’이었다는 것을 선명히 확인시켰다. 대통령이 여당 대표를 사실상 불신임한 이례적인 상황은 가뜩이나 낮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메시지가 공개된 지난 26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 운영위원 회의를 찾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첫째 경제 문제, 둘째 당내 권력다툼, 셋째 대통령 인사 문제, 넷째 김건희 여사 문제를 거론했다고 한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민생은 돌보지 않고 권력투쟁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이 자기 당, 집권당의 대표를 제거하고 기분이 좋아 직무대행에게 이런 문자를 보낼 정도로 대한민국이 한가한가”라며 “대통령이 이런 데 관심을 두니 민생과 경제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무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몇번 강조한 윤 대통령이 집권 100일도 안 돼 거짓말을 한 것이 나타나면 앞으로 국민이 대통령을 어떻게 믿겠냐”고 비판했다.

전날 침묵했던 대통령실은 사태 수습에 나섰다. 최영범 홍보수석은 브리핑에서 “사적인 대화 내용이 어떤 경위로든지 노출이 돼 국민이나 여러 언론에 일부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서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저희도 괴로운 상황”이라며 “대통령 메시지 공개로 2030세대 지지율이 더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beep@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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