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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텅빈 169석…초유의 반쪽짜리 시정연설

등록 2022-10-25 22:58수정 2022-10-26 14:27

윤 대통령 “경제·안보 엄중 상황”…법정기한내 예산안 통과 당부
민주당 보이콧·침묵시위에도 비속어 사과 등 응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텅 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석 사이로 걸어나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무시 사과하라’, ‘이 ×× 사과하라’, ‘야당탄압 중단하라’ 등을 요구하며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텅 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석 사이로 걸어나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무시 사과하라’, ‘이 ×× 사과하라’, ‘야당탄압 중단하라’ 등을 요구하며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불참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뒤 첫 본예산 시정연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에 반발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 169명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초유의 ‘반쪽짜리’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경제와 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법정기한(12월2일) 내 예산안 통과를 촉구했지만, 가팔라진 여야 대치 속에 예산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의 국회 처리에 한파가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023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전세계적인 고물가, 고금리, 강달러의 추세 속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커지고 경제의 불확실성은 높아졌다”며 “우리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도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2023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청에 도착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항의의 침묵 시위를 하는 현장을 지나 접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2023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청에 도착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항의의 침묵 시위를 하는 현장을 지나 접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정부가 글로벌 복합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며 어떻게 민생 현안을 해결해 나갈 것인지 총체적인 고민과 방안을 담았다”며 “우리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동안 정치적 목적이 앞선 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재정수지 적자가 빠르게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임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비판한 대목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내년도 총지출 규모는 639조원으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예산을 축소 편성한 것”이라며 “건전재정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부각했다. 대통령실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3대 열쇳말로 △건전재정 △약자 복지 △미래준비를 꼽았다.

윤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오른 것은 지난 5월16일 ‘코로나19 손실보상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에 이어 이날이 두번째다. 당시 추경안은 여야 합의로 통과됐지만,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여야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터라 향후 예산안 심사와 정부·여당 주도 법안 처리에 험로가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국회의 협력이 절실하다”며 ‘협치’ 대신 ‘협력’을 강조했고, 연설에 앞서 민주당과 정의당이 비속어 논란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이 국회 본청으로 입장할 때 중앙홀 앞 계단에 모여 “야당탄압 중단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본회의 참석을 거부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연설을 두고 “우리가 (세계적 경제·기후)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국민적 기대나 목표를 갖기에는 너무 부족하고 무성의했다”(김성환 정책위의장)고 혹평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국민 혈세가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내년도 나라 살림 예산심사에 그 어느 해보다 더 철저하게, 더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도 높은 예산안 심사를 예고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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