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물개척전차가 차체 전면의 지뢰제거용 대형 쟁기를 활용해 지뢰 제거 시험을 하고 있다. 현대로템 제공
한국이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지뢰탐지기, 지뢰제거장비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히면서 어떤 장비들을 지원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군당국은 살상무기 지원은 없다고 재확인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17일 서면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하면서 우크라이나 유치원 운동장, 어린이 놀이터에 지뢰를 매설했다. 학교에 수업하러 가거나, 친구들과 놀다 지뢰를 밟고 숨지는 어린이 사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가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지뢰탐지기와 지뢰제거기 지원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6일(현지시각)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지뢰탐지기·제거기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수요가 절박하리만큼 커서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한 것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국내 기술로 개발된 휴대용 신형 지뢰탐지기, 지뢰탐지용 무인수색차량 등의 지원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이 보유한 지뢰제거장비로는 포민스Ⅱ, 미클릭, 장애물개척전차(K600), 무인 원격화 지뢰제거장비(MV4) 등이 있다. 포민스Ⅱ와 미클릭은 밧줄처럼 연결한 폭약(선형 폭약)을 발사해 지뢰를 없앤다. 장애물개척전차와 무인 원격화 지뢰제거장비는 몸체에 달린 쟁기, 도리깨 등으로 지뢰를 캐어 제거한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거듭 살상무기 지원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에서 “올해 더 큰 규모의 군수 지원”을 언급하고, 김태효 1차장이 결과 브리핑에서 “군수물자 지원 확대에서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양국 간 방위산업협력을 계획, 구상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향후 살상무기 지원이나 수출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부터 한국에 대공무기, 대전차무기, 대함미사일, 중장갑차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한국은 지난 10일 휴대용 지뢰탐지기와 방호복 등을 보내는 등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모두 네차례 △전투식량 △방탄헬멧, 방탄복 △방독면 △개인용 응급처치키트 등 48억5천만원어치의 비무기체계 군수품을 지원했다.
권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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