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20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세종로대우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태열(68)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본인과 배우자, 모친 등 가족 명의로 25억9274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22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 자료를 보면 조 후보자 본인 명의 재산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18억1600만원)와 예금(3억4551만원), 증권(44만원), 2017년식 싼타페 등 21억7438만원이다.
배우자는 예금(2억698만원)과 경기 군포시 소재 임야 1732㎡(5646만원), 경기 용인시 상가건물 일부 등 3억8325만원을, 모친은 경기 남양주시 소재 임야와 예금 등 3512만원을 각각 신고했다. 연구원 신분인 조 후보자의 장남은 독립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재산공개를 거부했다.
조 후보자는 2021년 5월 종합소득세를 마지막으로 납부한 뒤, 지난 20일 밀린 종합소득세 357만5970만원을 한꺼번에 납부하기도 했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기까지 2년여간 세금을 체납했던 것이다.
조 후보자는 이날 밤 보도자료를 내어 “2022년과 2023년 종합소득세 납부 기록이 없는 것은 오히려 과다 납부로 인해 환급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모시고 살던 노모가 종합소득금액 인적공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공제대상에 포함시켜 신고하는 등 착오가 있다는 점을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알게 돼 미납액을 즉시 추가납부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조 후보자는 최초 병역 신체검사에서 현역병 입영 대상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3번째 신체검사에서 ‘활동성 폐결핵 경도’ 판정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조 후보자는 1978년 신체검사에서 ‘3을종’(4급), 1980년 재검사에서 ‘2을종’(3급)으로 판정받아 입영 대상이었다. 그러나 1981년 검사에선 전시에만 동원돼 사실상 면제 대상인 ‘병종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내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박진 외교부 장관 후임으로 지난 19일 조 후보자를 지명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청문 요청서에서 조 후보자에 대해 “실력과 인품을 겸비한 뛰어난 외교관이자 협상가로서 탁월한 정무 감각을 바탕으로 각종 외교안보 난제를 다뤄 왔다”며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선진국형 외교를 추진해 나가야 하는 외교부 장관 역할 수행에 적임자”라고 했다.
조 후보자는 1979년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13회로 1979년 외교부에 입부했다. 외교통상부 시절부터 주로 통상 업무를 담당한 조 후보자는 통상교섭본부 지역통상국장, 통상교섭조정관 등을 역임했다. 2013∼2016년에는 외교부 제2차관을 지냈고, 2016∼2019년 주유엔 대사를 지낸 뒤 퇴임했다.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는 이승만대통령기념관 건립추진위원 겸 이승만대통령 기념재단 이사를 맡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오는 28일 전체회의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채택하고 내달 8일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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