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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목포의 눈물’ 부른 DJ “한반도 PSI 안돼”

등록 2006-10-29 13:54수정 2006-10-30 09:27

김대중 전 대통령이 29일 전남 목포시 평화광장에서 한 어린이의 손을 잡은 채 활짝 웃고 있다. 8년 만에 목포를 찾은 그는 전날 목포의 전남지사 관사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목포 시내 곳곳을 둘러봤다. 목포/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9일 전남 목포시 평화광장에서 한 어린이의 손을 잡은 채 활짝 웃고 있다. 8년 만에 목포를 찾은 그는 전날 목포의 전남지사 관사에서 하룻밤을 묵은 뒤 목포 시내 곳곳을 둘러봤다. 목포/연합뉴스
“미, 월남·이라크 참전 한국에 왜 은혜 모른다 하나”
“북, 핵 포기-미, 안전보장을”…정치 불개입 강조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28일 고향인 목포를 찾았다. 대통령 취임 직후인 1998년 8월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식 참석차 목포를 방문한 지 8년 만이다. 이날 오후의 목포역엔 3천여명의 시민들이 그를 보기 위해 몰려 들었다. 고속열차를 타고 온 김 전 대통령이 부인 이희호씨, 아들 김홍일씨와 함께 목포역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시민들은 ‘고향의 봄’을 합창했다. 자리에 앉은 채로 연설을 시작한 김 전 대통령이 “4번의 죽을 고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우리 국민과 고향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 덕분”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시하자, 중년의 여성 청중 몇몇은 눈물을 훔쳤다. 여전히 호남 민심에서 김 전 대통령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듯했다.

초반엔 목이 약간 잠긴 듯 목소리에 힘이 없었지만,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그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그는 “피에스아이(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를 한반도 주변에서 실시해서는 안된다. 무력 대치와 전쟁으로 이어지고 수백만이 죽을 수도 있는 만큼 정부는 피에스아이 참여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철저히 검증을 받아야 한다.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미국의 도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을 ‘악마의 제국’이라고 부르면서도 대화했다. 닉슨도 중국과의 대화를 통해 개혁·개방을 이끌어냈다. 베트남과 쿠바에 대한 억압과 봉쇄는 다 실패로 끝났다. 대화를 통해서만 개혁과 개방에 성공한 만큼, 미국은 그 교훈을 거울 삼아 북한과 대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5분간의 연설시간 대부분을 북핵 문제에 할애했지만,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말도 두 번이나 했다. 그 대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정치를 빼고는 무슨 일이든 하겠다. 한반도의 화해, 협력, 평화적 통일에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연설이 끝나자 청중들은 행사 진행자의 요청으로 ‘목포의 눈물’을 불렀고, 김 전 대통령도 2절까지 따라 불렀다.

김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하의도 주민과 친인척들, 전남도내 시장·도의원 등 120여명과 함께 한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그는 최근의 한반도 정세를 얘기하는 데 힘을 쏟았다. 그는 최근 방한했던, 조지 부시 대통령의 측근인 앤드류 카드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을 만난 일화를 소개했다. “내가 아미티지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한국이 6·25 참전한 미국의 은혜를 모른다고 (일부 미국민들이) 얘기하는 데 우리가 왜 은혜를 모르냐. 월남전에 참전해 5천명이 죽고 1만명이 다쳤다. 이라크에 보낸 군인 수가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우리가 많다. 그런 우리에게 은혜를 모른다고 하면,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거냐. 이렇게 얘기했더니 아미티지도 ‘은혜 모른다고 하는 건 잘못이다’라고 인정했다.”

김 전 대통령은 “지금의 부시 대통령에게도 전달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얘기를 했다. 미국사람을 상대로 그렇게 설득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목포의 전남도지사 관사에서 1박한 김 전 대통령은 29일 오전 전남도청을 방문해 방명록에 ‘무호남 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고 한자로 적었지만, 약 5분 동안 전남도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방명록을 다시 펼쳐 ‘이충무공 왈’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말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말을 인용했다는 뜻을 표시한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차량을 이용해 목포 시내를 둘러보고, 평화공원에 내려서 바다 구경을 했다. 목포해양대 주변 레스토랑에서는 커피를 한 잔 마시기도 했다. 그가 내리는 곳마다 얼굴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사람도 많았다. 여전히 그의 인기는 높았다. 목포/ <한겨레>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아래는 김 전대통령 특유의 유머를 섞어 전달한 28일 저녁 연설 내용 전문이다.

“동생입학때 아버지 따라 가서…
어머니가 목포로 데리고 나와서…
부모님의 은혜와 우연이 운명 좌우한다고 느껴”

28일 목포를 찾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목포역광장에서 열린 환영대회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목포 방문은 퇴임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 재임기간인 지난 1998년 8월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무안구간 개통식에 참석하기 위해 목포를 방문한 지 8년2개월만이다.(목포=연합뉴스)
28일 목포를 찾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목포역광장에서 열린 환영대회에서 활짝 웃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목포 방문은 퇴임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 재임기간인 지난 1998년 8월 서해안고속도로 목포-무안구간 개통식에 참석하기 위해 목포를 방문한 지 8년2개월만이다.(목포=연합뉴스)
낮에 얘기를 했기 때문에 몇가지 이런 얘기 저런 얘기 식으로 여러분께 흥미 본위로 얘기를 할까 합니다.

저는 참 우연이라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저는 하의도에서 자랐는데 제가 어렸을 때 국민학교도 없었어요. 서당에 다녔습니다. 하루는 아버지가 “네 동생을 새로 생긴 국민학교에 넣을 테니까 너도 구경해서 따라가자” 해서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가 안에 들어가서 동생 입학 수속을 하시더니만, “2학년도 된다니까 너도 2학년으로 입학해라” 하셨습니다. 그때 아버지 안 따라갔으면 오늘의 저는 없는 거죠. 우연이 인생을 좌운한다는 것 느낍니다.

또 그때 국민학교가 4학년밖에 없었습니다. 4학년 올라가서 어머니가 아버지와 얘기하는 것을 자면서 들었습니다. “쟤가 공부 잘 하니까 목포로 나가서 살림 팔아서 장사하더라도 가르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가 ‘소화 37년’이었는데 그런 생각한다는 게 하의도같은 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마을에선 살림이 나은 편이었는데, 그 살림 다 팔아서 목포대 앞에서 여관을 했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그런 말씀 안해줬으면 여기 못 나왔죠. 국민학교 4학년 나와서 지금쯤 신안군 의원 정도 돼 신안군수 괴롭히고 있을 겁니다. 지금도 부모님의 은혜, 우연이라는 것이 운명 좌우한다고 느끼는 바가 있습니다.

“레이건 당선 소식 들었을 때 ‘나는 죽었다’ 생각해…”

제가 80년 5월17일 쿠데타 때 잡혀가서 조사받아 군법회의 회부됐고 한민통 수괴 혐의로 해서 사형 선고받았습니다. 그때 미국선거가 있었는데 카터 대통령은 노심초사 나를 살리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레이건이 당선됐습니다. 레이건이 되면 공화당은 독재정권 지지하는 것이고 나는 죽는다고 생각했는데 미국 대통령선거 사흘이 지나도 누가 이겼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감방 앞을 쏙 지나가면서 “레이건이 이겼어요” 하고 말해, 나는 울었습니다. 두말 할 것없이 죽는 일밖에 없다고 생각.

그런데 신군부 사람 중에 고위층 사람이 찾아와 “김 선생, 솔직한 얘기하자. 당신 놔두고는 해나갈 수밖에 없다. 당신 죽여야겠다. 당신 죽는다. 대신 살 길이 있다. 협력하시오. 그러면 살리겠다. 협력하든지 죽든지 사흘 뒤에 올테니 생각하고 대답하라”면서 신문을 내던지고 갔습니다.

60일 만에 본 신문이었는데 그 동안에 광주의거 일어난 거 봤습니다. 그때 계엄령 아래 신문이지만, 광주에서 폭동 일어나 계엄령 해제하라, 김대중 석방하라고 해서 100여명 죽었다고 나와, 광주시민들이 내가 잡혀갔다고 해서 시위한 것 알았습니다. 저는 정말 거기서 통곡을 했습니다. 내가 정말 이 사람들 죽음 배신할 수 없다, 죽음밖에 없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신군부 사람에게 “나도 사람이니까 살고 싶다. 그러나 당신들과 협력하면 일시적으로 살지만, 국민들 마음속에 영원히 죽을 것이다. 협력 안하면 일시적으로 살겠지만 영원히 살 수는 있다. 영원히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 사람이 다음에 다시 왔는데 또 말을 안들으니까 교도소장 보고 설득하라고 시켰습니다.

“감옥에서 60일만에 본 신문에 ‘광주사태’…‘내가 이 사람들 죽음 배신못한다’ 각오 다져”

교도소장이 육군대령인데, 제 앞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눈치만 봐. 내가 불러서 “당신이 왜 그런지 아는데, 나는 타협 안하니까, 나는 그길밖에 없으니까 다시는 나한테 오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육군대령이 하는 말이 “선생님. 존경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레이건이 문제인데, 세상에 거기도 우연이 있었습니다. 그때 한국에 미국 대사가 글라이스틴이었는데 나와 친분이 있었습니다. 민주당이 지명한 사람이었고. 레이건 당선됐는데 한국 군부 사람, 젊은 대령들 허씨들, 그 사람들이 손뼉을 치면서 “김대중 죽여도 말릴 사람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 듣고 글라이스틴 대사가 미국으로 날아가 레이건쪽에 얘기했습니다. ”당신이 당선됐으니 마음대로 죽일 수 있다고 하니, 어떻게 하냐”고. 그러자 레이건이 “그렇게 되면 세계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살리라 해서 살린 것입니다. 강력하게 압력 가하고 여러 가지 교환조건 내세우며. 그런 일을 겪었습니다.

“북한 도착하니 예고없이 김정일 위원장 차에 동승”

제가 북한 가서 김정일 위원장 만났을 때 처음 만나고 보니까 뭐가 사람을 알 수도 없고,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외교사항으로는 정상끼리 만나게 되면 사전에 합의문서 만들고, 나중에 그것을 추인합니다. 그것 만들자고 임동원 특보 보냈더니 그쪽에서는 오면 잘된다고 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공항에 나온다고 하던데, 나오냐고 하니 말해 줄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비행기 타고 가는데 어느 신문사, 방송국 사람 못온다고 애기 와. 그래서 “이곳이 북한인 줄 아냐. 대통령은 언론사 오라 말라 하는 권한도 없다”며 데리고 갔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 일생에 처음 죽기 전에 북한땅 밟아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감격했습니다. 밑을 내려다보니 김정일 위원장이 와있었습니다. 자동차 탔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예고도 없이 옆에 앉았습니다. 같이 가는데 양쪽 연도에 60만명이 나와 열광적으로 환영해서 유리문 내려놓고 손 흔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상회담을 하는데 내가 정상회담 서두에 얘기했습니다. “영원히 사는 사람이 없고, 높은 자리도 마찬가지다. 당신과 나는 마음 한 번 잘못 먹으면 7천만 공멸시킬 수 있지만 마음 바로먹고 풀어나가면 7천만에게 축복을 주고 감사를 받을 것이다. 어느 쪽을 택할지는 명백하지 않냐. 우리가 그렇게 국민으로부터 감사와 축복을 받는 회담하려면 우리가 정한 일이 있다. 당신네는 남쪽 공산화 꿈에라도 버려야 한다. 그러면 전쟁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또 흡수통일 절대 안한다. 경제력이 그럴 능력이 없고, 전쟁하고 극단적으로 대립했기 때문에 화해할 기간이 필요하다. 평화적으로 같이 살고 평화적으로 교류 협력하다가 이만하면 될 때 10년이고 20년 후에 통일하자”고. 그때는 북한이 흡수통일 매우 걱정하던 때였습니다. 내 말 듣고 북한에서 안심을 한 것 같습니다.

김정일, “아니, 김대중 대통령은 전라도 사람이라 고집이 셉니까”

그런데 회담이 다 돼가다 김정일 위원장의 남한 방문 문제에서 막혔습니다. “김영남이 국가원수이기 때문에 내가 갈 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무슨 소리냐. 당신이 초청해서 내가 왔는데. 당신 온다는 보장 없다면 우리 정상회담은 실패했다는 소리 듣는다. 참배만 하고 데리고 오지 못했다고 해서 지탄 받는다”며 2시간 동안 실랑이 했습니다.

온갖 지혜 동원해서 말했습니다. “여보시오, 김 위원장. 김 위원장은 아버지에게 효도하고 윗사람 존경한다는데 나이많은 내가 왔는데 젊은 당신은 못오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이 “아니, 김대중 대통령은 전라도 사람이라 고집이 셉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전라도 사람? 전라도 사람은 김 위원장 아니오. 전주 김씨니까. 나는 김해 김씨니까 경상도 사람이고”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이 웃으면서 “할 수 없습니다. 가죠.” 그렇게 됐습니다. 재작년에 클린턴 대통령이 우리 사무실에 왔습니다. 클린턴이 진심으로 나를 좋아했습니다. 국빈 만찬할 때 격려말씀 하다가 “우리 시대 영웅 있다. 남아공의 만델라, 체코의 하벨, 대한민국의 김대중”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98년에 미국에 가서 정상회담 하는데 “당신이 말한 햇볕정책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래서 “따듯한 햇볕 보내면서 공존하자는 것이다. 1단계 남북연합. 2단계 남북연방. 3단게 완전통합. 윈윈 공동승리하는 통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클린턴이 “좋소. 당신의 햇볕정책 지지하겠소. 앞장 서서 하시오”라고 말했고 기자회견에서도 그대로 얘기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김대중이라는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서 북한과 거래하겠다”고도 했습니다.

클린턴이 북한을 가기로 약속했는데 중동 문제 밀려서 시간 놓치고, 부시 정권 들어와 모든 게 안됐습니다. 클린턴은 “1년만 더 임기가 있었으면 당신과 협력해서 한반도 문제 해결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나도 몇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미국이 이라크파병한 한국에게 은혜 모른다고 할수 있냐? 만만하게 보는 거냐”

최근 부시 대통령 1기(아버지 부시정권)에 참여했던 카드와 아미티지가 왔습니다. 이 사람들에게 얘기하면 부시 정권에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얘기했습니다.

“당신들이 한국사람들 보고 6·25 참전한 미국 은혜 모른다고 하는데, 우리는 6·25 감사히 생각한다. 그러나 한국전쟁 왜 났는지 따져봐야 한다. 1300년 통일민족인데, 38선은 미·소가 멋대로 했다. 우리는 가른지도 모르고 당했다. 49년에 미군이 철수할 때 그때 북한의 김일성이나 소련에 대해서 남침하면 가만히 안있겠다 오금만 박아놨어도 전쟁 안났다. 당신네가 뭐라고 했냐면 애치슨 라인, 한국은 미국의 방위선밖이다라고 말하니, 먹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였다. 김일성이 스탈린 보고 왜 주저하냐, 그래서 오케이된 것이다. 당신네가 외교정책을 소홀히 해서 당했는데 왜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냐. 당신들이 우리 보고 은혜 모른다고 하는데, 왜 우리가 은혜를 모르냐. 월남전쟁에 참전해 5천명이 죽고 1만명이 다쳤다. 이라크에 보낸 군인 수가 미국 영국 다음에 우리가 가장 많다. 2차 대전 때 싸운 독일이나, 2차대전 때 큰 도움 받은 프랑스는 당신들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물론 비판하는 게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군대 보내준 우리에게 은혜 모른다고 하면, 우리를 어떻게 보는 거냐, 우리를 만만하게 보는 거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미티지가 “은혜 모른다고 하는 건 잘못이다. 그건 나도 불만이다. 애치슨 라인 및 미군 철수 경솔히 한 것 인정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사람에게 그렇게 설득하는 사람이 없다고 봅니다. 현직에 없어도 나라 위해 하려면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내가 기여하지 않냐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오늘은 이런 얘기 저런 얘기 하고 여러분하고 이 정도로만 하는데, 제가 83년 감옥에 있을 때 옥중서신 책 보면, 아무 욕심도 없지만 한 가지 욕심은 바닷가에 기와집 지어 거기서 살았으면 좋겠다 했는데, 목포 대만동 호수같이 즐비하게 있는 그 경치에 집 하나 지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 있습니다.

나는 여러분과 같이 목포를 사랑하고 목포의 바다를 사랑하고, 삼학도, 유달산을 사랑합니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전라도 사람으로 살다가 전라도 사람으로 죽을 것입니다. 또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민족으로서 살다가 민족으로서 죽을 것. 오늘 작별하고 언제 만날지 모르겠지만, 여러분 같이 있다는 것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겨레>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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