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공식 유세가 시작된 27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왼쪽 사진부터)는 대전역광장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서울역광장에서,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서울 남대문 잔디광장에서 각각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대전/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명박 ‘정치고향’ 서울서 출발 대전-대구-부산 ‘경부선 투어’
정동영 여수서 ‘호남 결집’ 시도 도라산 찾아 ‘개성 동영’ 각인
‘첫 유세를 보면 그 후보의 선거전략이 보인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정동영·이명박·이회창 후보는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전국을 누볐다. 방문 장소와 순서엔 의미가 있다. 각 후보들이 22일간의 선거운동 기간에 뭘 강조하고 유권자들에게 보여주려는지가 첫날 유세에 담겨 있다.
선거운동이 시작된 27일 0시에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후보는 엑스포 유치 결정을 앞둔 여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서울 동대문시장,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각각 찾았다.
[현장]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출정식
정동영 후보의 여수행엔 우선 ‘호남 표 결집’을 통해 지지율 상승을 꾀하겠다는 그의 전략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는 모두 재래시장을 먼저 찾았지만, 그 강조점은 다르다. 이명박 후보는 ‘경제’, 이회창 후보는 ‘서민’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새벽 ‘워밍업’을 마친 세 후보의 동선을 보면, 우선 자신의 지지지역 또는 강점이 있는 곳에서부터 선거전을 시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징적 의미가 강한 첫 유세장소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도라산역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서울역을,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남대문시장 등을 각각 선택했다. 정 후보는 ‘개성 동영’이라는 평화이미지 강화를, 서울시장 출신인 이명박 후보는 자신을 대통령후보로 키워준 서울에서 출발한다는 의미를, 그리고 이회창 후보는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뜻이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경의선 최북단 도라산역 개성 방향 플랫폼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경부운하 공약에 맞선 ‘대륙철도 연결’을 내세웠다. 대북정책에서 이명박·이회창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현장]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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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보는 이날 오전 종각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유세장인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서울시민과 함께 하겠다는 상징성을 담고 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남대문 광장에서 점퍼 차림으로 연단에 올라 “12척의 배로 나라를 파멸에서 구한 이순신 장군처럼 기호 12번 꼴찌 번호인 저는 국민과 함께 미래를 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첫 유세 이후, 정동영-이명박 후보는 곧바로 지방으로 떠났고, 이회창 후보는 서울의 재래시장을 훑었다. 이명박 후보가 대전-대구-부산을 잇는 ‘경부선 유세’에 나선 반면, 정동영 후보의 첫날 지방 유세는 대전 한 곳에 집중됐다.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범여권을 지지해준 대전(충청)은 통합신당으로서는 여수(호남) 다음으로 소중한 곳이다. 정 후보는 대전 유세 뒤 저녁에 다시 서울로 올라와 명동(7시)-서울역(9시)-청량리역(10시)에서 유권자들을 만났다. 서울의 첫 유세장소인 ‘명동’은 지난 2002년 대선의 마지막 유세장소다.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그 연단에 올랐던 정 후보는 명동 유세에서 그때의 감격을 다시 한 번 일으키려 애썼다.
이명박 후보는 하룻동안 케이티엑스(KTX)편으로 대전-대구-부산을 방문하고, 밤 9시에 비행기편으로 서울로 돌아왔다. 이 후보는 대전 유세에서 5분 남짓한 시간 동안 ‘일’과 ‘경제’ 두 단어를 10번이나 반복했다. ‘일 잘하는 대통령’이란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뜻이다. 대구 칠성시장에서도 이명박 후보는 “내가 생각해도 나는 일을 잘한다”, “외국에 경제대통령·수상 친구가 많다”, “서울시장 때 내가 빚을 다 갚고 왔다”고 내세웠다.
[현장] 무소속 이회창 후보 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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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후보는 첫날 서울을 벗어나지 않았다. 재래시장 순례에 집중했다. 이 후보는 남대문시장에서 시장 상인들과 3500원짜리 칼국수로 점심식사를 함께 한 뒤 가락동 농수산시장-잠실 롯데월드-잠실역 지하상가-동서울터미널 상가-경동시장-동대문시장-두산타워 등을 숨가쁘게 돌았다. 그는 시장 좌판을 돌며, 자반을 팔던 고무장갑을 낀 상인의 손도 마다하지 않고 꽉 잡아챘다. 이 후보는 잠실 롯데월드 앞 연설에서는 “국민들은 거짓말 잘하고, 재주 잘 피우고, 성공해 돈만 벌면 되는 사람으로 청와대 얼굴만 바뀌는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는다. 한나라당 후보로는 정권교체다운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라산·서울·대전·대구·부산/이유주현 이본영 성연철 기자 edigna@hani.co.kr
영상 박종찬 기자 은지희 조소영 피디

정동영 후보의 여수행엔 우선 ‘호남 표 결집’을 통해 지지율 상승을 꾀하겠다는 그의 전략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는 모두 재래시장을 먼저 찾았지만, 그 강조점은 다르다. 이명박 후보는 ‘경제’, 이회창 후보는 ‘서민’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새벽 ‘워밍업’을 마친 세 후보의 동선을 보면, 우선 자신의 지지지역 또는 강점이 있는 곳에서부터 선거전을 시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징적 의미가 강한 첫 유세장소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도라산역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서울역을,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남대문시장 등을 각각 선택했다. 정 후보는 ‘개성 동영’이라는 평화이미지 강화를, 서울시장 출신인 이명박 후보는 자신을 대통령후보로 키워준 서울에서 출발한다는 의미를, 그리고 이회창 후보는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뜻이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경의선 최북단 도라산역 개성 방향 플랫폼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경부운하 공약에 맞선 ‘대륙철도 연결’을 내세웠다. 대북정책에서 이명박·이회창 후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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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박종찬 기자 은지희 조소영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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