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19일 밤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대선 패배를 인정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당사를 떠나기에 앞서 한명숙 선대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통합신당
[현장] 침통한 대통합민주신당, 할말 잃은 지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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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이었다. 19일 오후 6시, 대통합민주신당(통합신당) 6층 상황실. 앞쪽에 5대의 텔레비전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과반수 득표를 예상하는 각 방송사의 출구 여론조사가 일제히 쏟아졌다. 통합신당의 오충일 대표와 손학규·이해찬·김근태·한명숙 공동선대위원장 등 상황실을 가득 메운 지도부와 의원 50여명은 얼굴은 굳게 얼어 신음소리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 모습을 찍는 카메라 셔터 소리만 가득했다. 상황실 뒤편에 서 있던 당직자들 사이에선 “후유”, “아, 아”, “아이 참 …” 등의 짧은 비탄이 이어졌다.
[현장] 정동영 낙선의 변 “국민 결정 겸허히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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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와 의원들은 “일단 식사라도 하고 돌아오자”는 정대철 공동선대위원장의 제안에 15분 만에 일제히 자리를 떴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이도 없었다. 2004년 총선 이후 각종 재·보궐 선거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알리는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지도부들이 일찍 자리를 뜨는 것은 이쪽의 ‘다반사’였지만, 대선 패배의 충격은 그 강도를 비교할 수 없었다.
당직자들과 지지자들도 영등포 당사를 우르르 빠져나갔다. 한 당직자는 “선거에서 왜 졌는지를 따져보는 일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 세력 전체에 밀려올 후폭풍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두 차례의 대선 승리를 지켜봤다는 한 고참 당직자는 “참담할 뿐이다. 왜 이렇게 됐는지 …”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지도부들이 떠난 상황실에는 피곤한 표정의 당직자들과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지지자들만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이날 밤 9시20분께 정동영 후보가 당사 2층 기자실을 찾았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까지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한 뒤 오후 늦게 서울 홍은동 자택으로 돌아와 출구조사 결과를 봤다.
정 후보는 덤덤한 표정으로 “제가 부족해서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저는 비록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나라와 국민을 위해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말을 마친 뒤 기자실을 떠났다. 정 후보는 당사를 돌며 당직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9시40분께 당사를 떠났다. 떠나는 정 후보를 정동영 팬클럽인 ‘정통’ 회원들과 당직자, 당원 등 200여명이 배웅했다. 후보가 떠난 뒤 서로 부둥켜안고 “고생 많았다”고 위로하는 목소리에는 울음이 배어 있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정 후보는 덤덤한 표정으로 “제가 부족해서 국민 여러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저는 비록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나라와 국민을 위해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고 말을 마친 뒤 기자실을 떠났다. 정 후보는 당사를 돌며 당직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9시40분께 당사를 떠났다. 떠나는 정 후보를 정동영 팬클럽인 ‘정통’ 회원들과 당직자, 당원 등 200여명이 배웅했다. 후보가 떠난 뒤 서로 부둥켜안고 “고생 많았다”고 위로하는 목소리에는 울음이 배어 있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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