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뒷모습)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이 항공권 사본을 보여주며 해외출장 때 항공권 등급변경에 따른 차액을 편취한 의혹에 대한 질문을 듣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이한구 “흠집내기에 헛소문”
새누리 지도부, 이동흡 감싸기
한편에선 여론 안좋아 부담
새누리 지도부, 이동흡 감싸기
한편에선 여론 안좋아 부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 21일 새누리당은 “이틀간의 청문회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낙마에 대비한 ‘출구전략’도 구상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 후보자가 ‘부적격’이라는 입장이 확고하다.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일부 본인이 시인한 의혹은 다른 사람(재판관)도 다 있었던 것이고 그 외의 의혹은 현재까지는 ‘의혹일 뿐’인 것 같다. 그러나 우리 당에서는 철저히 검증한다고 했으니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아니면 말고 식의 흠집내기, 믿든 말든 헛소문 확산, 민주당 후보의 인사청문회 때와는 전혀 다른 이중잣대 대기를 하고 있다”며 이 후보자를 적극 감쌌다.
새누리당의 고민은 야당뿐만 아니라 보수 진영과 헌법재판소 내부 여론도 워낙 좋지 않아 이 후보자를 마냥 끌어안기엔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이 때문인지 새누리당 한쪽에선 청문회 이후에도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으면 털고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고위 당직자는 “이동흡 후보자의 지명을 박근혜 당선인의 첫 인사권 행사라고 볼 게 아니라 이명박 대통령의 마지막 인사권 행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첫번째 인사권 행사를 여당이 가세해 부결시키는 게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당내의 우려와 관련해 이동흡 후보자 지명을 ‘이명박 인사’라고 규정하면 문제될 게 없다는 논리다.
이번 인사청문특위는 새누리당 7명, 민주통합당 5명, 진보정의당 1명 등 ‘여대야소’ 구성이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소속인 강기정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끝까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면 새누리당은 국회의장 직권상정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난감한 처지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국회의장 직권상정은 쓰기가 쉽지 않은 카드다. 설사 본회의 표결에 가더라도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상당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개인적으로 이 후보자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본회의에서는 양심에 따라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윤관석 민주통합당 대변인은 “특정업무경비 등을 보면 해명이 부족하다. 내일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개인 비리는 말할 것도 없고, (판결 등) 그가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데 적임자이냐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 부적격 인사가 이뤄진 뒤 하자가 발견돼도 그냥 버티기로 일관해 자리를 차지했고 결국에는 국정운영에 실패했다. 박 당선인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이번 인사에 대해 그냥 넘어간다면, 이것이야말로 ‘이명박스러운 인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보고서 채택 여부를 미리 정해놓고 가는 것은 너무 성급하지만 지금까지 밝혀진 바만 봐도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의 대상이 아니라 재판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하어영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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