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흙탕물에서 같이 놀면 똑같은 사람 되는 것”이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강하게 만류했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 과정에선 주호영 원내대표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위해) 안철수와 작당”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는 ‘국민의힘 후보가 될 수 있다’며 개인 자격으로 입당하라고 권유했다는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20일 보도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문제에 대해 “윤 전 총장이 지금 정돈되지도 않은 곳에 불쑥 들어가려 하겠냐”며 “백조가 오리밭에 가면 오리가 돼버리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아사리판’이라고 규정했던 기존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한다. 대선 승리를 위해선 돈과 조직이 탄탄한 정당을 외면할 순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사례를 들며 반박했다. “마크롱은 선거 한 번 치러본 적 없는 사람”이고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을 하다 장관시켜주니까 1년 한 게 정치경력의 전부”인데 “이런 식으론 프랑스가 다시 태어날 수 없다고 판단하니까 집어치우고 나간” 뒤 “국민의 신망을 받은 마크롱이 대통령이 되면서 기성 거대 양당이 붕괴됐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했으면 서울시장이 됐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안 대표가) 1월6일에 내 사무실에 찾아왔을 때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단일후보가 되라’고 했다”며 “그런데 (안 대표가) 2번(국민의힘)으로는 죽어도 (선거) 안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했으면 오세훈 후보도 이기고 서울시장이 됐을 거라며 “지금 속으로 후회가 막심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국민의당과 통합을 결의한 주호영 원내대표도 당시 안철수 후보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안철수를 서울시장 후보로 만들려던 사람”이라며 “나한테는 차마 그 말을 못하고 뒤로는 안철수와 작당을 했다. 내가 그런 사람들을 억누르고 오세훈을 후보로 만들어 당선시켰는데, 그 사람들이 또 지금 (통합하자는)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