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전라남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발사대로 이동하고 있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에 발사대 기립을 마쳤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21일 오후 4시 발사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0일 “11년 동안 독자 개발해온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21일 오후 4시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발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누리호는 엔진 개발과 발사체, 발사 운용체계, 발사대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를 독자 기술로 개발한 최초의 우주발사체라는 의미가 있다. 2013년 1월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는 1단에 러시아가 제공한 엔진을 사용했다.
누리호 발사가 성공하면 자력으로 발사체를 개발한 10번째 국가로 발돋움한다. 특히 1.5톤 실용위성을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중대형 우주발사체를 개발한 국가로는 7번째 국가가 된다.
누리호는 이날 오전 7시20분부터 나로우주센터의 발사체 종합조립동에서 1시간10분에 걸쳐 제2발사대로 이송돼 세워졌다. 이후 연료와 산화제 엄빌리칼(추진제와 가스류 등을 지상에서 공급하기 위한 구조물) 등 5개의 엄빌리칼이 연결됐다.
21일 발사 50분 전에는 추진제(케로신)와 액체산소(산화제)가 충전된다. 발사 10분 전 발사자동운용(PLO)에 들어가면 모든 진행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누리호는 발사 127초 뒤 고도 59㎞ 지점에서 1단을 떼어내고 233초에는 191㎞ 상공에서 페어링을, 274초에는 고도 258㎞에서 2단을 분리한다. 누리호 성공 여부는 발사 16분(967초) 뒤 고도 700㎞ 궤도에 위성모사체를 초속 7.5㎞의 속도로 진입시키는지로 판단한다. 오승협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개발부장은 “정상 비행 여부는 텔레메트리(원격자료수신장비)로 수집한 자료를 30분 정도 분석한 뒤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누리호발사관리위원회는 21일 오전 기상 상황과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등을 점검해 최종 발사시각을 결정한다. 발사 조건은 온도의 경우 영하 10도에서 영상 35도 사이, 바람은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21∼25m 이하여야 하고 낙뢰가 없어야 한다. 박중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20일 오후 고도 7∼10㎞에 높은 구름이 유입된 상태이지만 21일 남쪽으로 빠져나가고 나면 발사 예정 시각인 오후 4시께에는 3∼5㎞의 중층에 구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구름층이 얇아 날씨 상황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낙뢰를 발생시킬 대류운이 형성될 가능성도 거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발사체 이륙 시점부터 발사체가 궤도에 진입해 지구를 한바퀴 도는 동안 유인우주선(현재는 국제우주정거장이 유일)으로부터 최고 200㎞ 이상 떨어져야 한다.
발사 시각이 결정되면 누리호 발사를 위해 주변에 대한 통제가 시작된다. 발사대 중심으로 반경 3㎞ 이내에는 일체의 지상 이동이 금지된다. 또한 남쪽을 향해 발사된 누리호가 비행하는 방향으로 폭 24㎞, 길이 78㎞의 해상에도 이동이 통제된다. 공중으로도 폭 44㎞, 길이 95㎞ 범위에 대한 비행 금지 조처가 내려진다.
또 나로호 발사 때는 통제구역 바깥의 인근 해변에서 일반국민의 응원과 관람이 허용됐지만 이번 누리호 발사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일반국민의 현지 방문이 통제된다. 고흥군은 우주발사전망대를 21일 오후 2시부터 폐쇄할 예정이다. 대신 네이버TV(tv.naver.com/)와 과기정통부 유튜브(youtube.com/user/withmsip), 항우연 유튜브(youtube.com/c/KARItelevision) 채널을 통해 발사 현장에서 진행하는 생방송을 송출한다.
고흥(나로우주센터)/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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