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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이미 1.5℃ 향해 가는 상황…기후위험 줄일 적응도 중요”

등록 2023-03-20 22:00수정 2023-03-20 22:23

인터뷰/ IPCC 종합보고서 핵심저자 이준이 교수
“2030년 전반기 1.5℃ 도달 가능성 높아
향후 10년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 한겨레 자료사진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 한겨레 자료사진

“종합보고서는 각 실무그룹 보고서와 특별 보고서 내용을 종합했을 때 2030년대 전반기에 지구온난화(지구 평균기온 상승)가 1.5℃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우리 대응에 따라서 2100년까지 1.5℃ 약간 아래로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지만,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더 진행될 것을 고려해 완화(온실가스 감축)와 더불어 기후위험을 줄이기 위한 적응(사회 기반 시스템을 기후변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바꿔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일 발표한 제6차 기후변화평가 종합보고서에 핵심 저자로 참여한 이준이 부산대 기후과학연구소 교수(기초과학연구원 기후물리연구단 연구위원)는 종합보고서가 인류에게 전하는 핵심 메시지 일부를 이렇게 요약했다. 이 교수는 한국 기후과학자로는 처음 제6차 기후변화평가 제1실무그룹의 ‘과학적 근거’ 보고서 총괄 주저자와 종합보고서 핵심 저자로 활동했다. 아이피시시 회의에 참석한 이 교수와 줌 인터뷰를 통해 종합보고서의 의미와 작성·승인 과정에 대해 들어봤다.

―회의 폐회가 예정보다 이틀 늦어진 걸 보니 승인 과정에 상당히 난항이었던 것 같다.

“난항이라기보다는 보고서에 중요하면서도 또 민감할 수 있는, 국가별로 다들 중요성을 인식은 하지만 그 측면을 또 다르게 볼 수가 있는 부분들이 있어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 그래서 계획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라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승인 회의에서 특히 많이 논의된 주제는?

“1.5℃ 지구온난화, 손실과 피해, 기후금융, 기후정의, 탄소예산, 기후탄력적 발전 등이고, 단기 대응 문제가 많이 논의됐다. 극한 기상·기후 현상들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고, 영향과 위험이 커지면서 이미 손실과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 우리가 지속가능하고 기후탄력적인 발전으로 가려면 결국 앞으로 10년 동안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이번 6차 종합보고서가 기후변화 정책 담당자들과 인류에게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우리의 현재 추세는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세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이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의 규모와 속도로는 기후변화 완화에 충분하지 않으며, 기후 위험을 줄이기 위한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현재와 미래에 직면할 위협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 따라서 신속한 조치를 통해 기후탄력적 발전으로 나아가야 모두를 위해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건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온실가스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조처를 통합하는 기후탄력적 발전은 지구 온난화가 1.5℃를 넘어서면 점점 어려워진다.”

―6차 종합보고서가 이전에 나온 보고서와 크게 다른 점은?

“이번 보고서에서는 단기 기후변화에 대한 평가가 강화되고, 단기적 대응방안에 대한 평가 결과가 크게 확대됐다. 손실과 피해, 기후 정의, 기후 금융, 기후탄력적 발전 등은 이번 보고서에서 새롭게 정립됐다.”

―종합보고서 핵심 저자팀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운이 좀 좋았던 것 같다. 일단 제1실무그룹 보고서의 총괄주저자 역할을 했던 것이 컸다. 그리고 선발 과정에 대륙별 지역별 균형, 성별, 나이까지 많은 것이 고려되는데, 후보 중에 동아시아 여성 과학자가 많이 없었던 영향도 컸던 것으로 생각한다.”

―핵심저자로 실제 어떤 역할을 했나?

“종합보고서에서 단기 및 장기 기후변화 평가 부분과 시나리오 박스를 작성하는 저자 그룹의 리더 역할을 하고, 나머지 미래 변화와 단기 대응 부분에 기여했다.”

―종합보고서 핵심저자로 활동한 소감은?

“무엇보다 이번 종합보고서 핵심저자들의 팀워크가 매우 뛰어났다. 기후과학 분야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들과 함께 종합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다는 것이 앞으로 내게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앞으로 국내 전문가들이 아이피시시 보고서의 다양한 활동에서 참여를 더욱 확대해 갈 수 있는 길을 닦기 위해 노력했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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