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는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보고서를 작성할 때 사용하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토대로 작성된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등 인위적 원인으로 발생한 기후에너지 변화를 지구시스템 모델에 적용해 산출한 기온, 강수량, 바람, 습도 등 미래 기후 전망 정보를 말한다. 이 정보는 미래에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활용된다.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미래 기후변화 양상을 크게 4~5가지로 구분해 전망한다. 아이피시시 3차 평가보고서(2001년) 때는 배출시나리오에 관한 특별보고서(SRES) 시나리오가, 5차 평가보고서(2014년)에서는 대표농도경로(RCP) 시나리오가 사용됐다. 6차 평가보고서에는 공통사회경제경로(SSP) 시나리오가 사용되지만 2022년 4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어서 이번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은 대표농도경로 시나리오를 사용했다.
대표농도경로 시나리오는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 정도에 따라 RCP2.6, RCP4.5, RCP6.0, RCP8.5 등 4가지로 나뉜다. RCP2.6은 ‘인류가 당장 온실가스를 감축했을 때’, RCP4.5는 ‘온실가스 저감정책이 상당히 실현됐을 때’, RCP6.0은 ‘저감정책이 어느 정도 실현됐을 때’를 뜻한다. RCP8.5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을 때’이다. RCP 숫자는 온실가스로 인해 늘어나는 지구흡수 에너지양을 의미한다. 가령 RCP8.5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940ppm이 되면 태양에너지 8.5W/㎡가 더 흡수된다는 말이다. 현재 흡수되는 태양에너지양의 3.6%에 해당한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