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역 선별진료소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50대 기저질환자를 코로나19 재택치료 집중관리군에서 제외하고, 병원 입원 이후 확진된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일반병상에서 치료하도록 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 체계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행정·의료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조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16일부터 50대 기저질환자는 재택치료 시 일반관리군으로 분류하고, 60살 이상과 면역저하자(암, 장기이식, 면역질환 등으로 치료 중인 사람)만 집중관리군으로 관리한다”고 밝혔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50대 환자의 치명률이 거의 0%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했다”며 “(유전자증폭 검사 확진자에 대한) 먹는 치료제 처방이 동네 병·의원으로도 확대돼 평소 다니던 동네 병·의원을 통해 처방을 받는 것이 더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60살 이상 등 집중관리군으로 분류된 확진자라도 평소 이용하던 병·의원 이용을 희망하는 경우, 일반관리군으로 분류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정부는 28만명 이상의 집중관리군을 관리할 수 있으며, 향후 32만6000명까지 관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택치료자는 관리 역량 한계치에 빠르게 도달하고 있다. 이날 기준 재택치료자는 161만3186명에 달하고, 이 중 집중관리군은 24만6326명이다.
아울러 정부는 16일부터 중증이 아닌 환자는 입원 뒤 확진되더라도 일반병상에서 계속 치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로 했다. 또 코로나19 확진자 기저질환 치료는 격리(음압)병상보다는 일반병상에서 우선적으로 진료하도록 입원진료체계를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단, 입원 중 코로나19 중증으로 음압병실에서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시·도 병상배정반에 병상배정을 요청하도록 했다. 또 응급실을 거쳐서 들어온 환자, 거점전담병원 특수환자, 소아특화 거점전담병원 환자 등은 기존대로 코로나19 전담병상(중증·준중증·중등증)에서 자체 수용이 가능하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코로나19 확진자를 일반병실에서 치료 받을 수 있게 확대해왔고, 이번 조처도 그 일환이다. 지난 8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확진 환자도 일반 병실(1인실 또는 다인실 공동 격리)에도 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의료기관 감염 예방·관리 지침을 개정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일반병실에서 확진자의 기저질환을 치료할 경우, 코로나19 전담병상에 준하는 보상을 해주겠다는 인센티브제를 적용한다. 지원은 ‘정책 가산 수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런 수가 적용은 확진환자의 검체 채취일로부터 격리 해제 시까지 최대 7일간 산정된다.
이날 0시 기준 중앙방역대책본 집계로 하루 확진자가 36만2338명으로 나타난 가운데, 방역당국은 이번주 오미크론의 ‘정점’을 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방역당국은 지난 9일 발표된 국내 연구를 종합해 최대 일평균 37만명의 하루 확진자가 나온 뒤 23일 전후에 하루 확진자가 감소세로 전환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다만 이런 예측은 거리두기 조정을 염두에 둔 결론은 아니라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방역당국은 14일부터 동네 병·의원에서 하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최종 확진으로 인정하는 조처가 확진자 증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정통령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총괄조정팀장은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인정하면서 확진자가 다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고, 향후 예측치에도 일정 정도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신속항원검사의 위양성률을 5~10% 수준으로 보고 있는데, 5% 내외의 확진자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모두 신속항원검사로 전환한 건 아니어서, 증가 정도는 위양성률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
오미크론이 본격적인 정점 구간에 들어서면서, 조만간 사회적 거리두기도 조정될 전망이다. 오는 21일 개편될 거리두기 조정안에 대해 정책 자문기구인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의견수렴 절차가 진행 중이다. 통상 시행 전주 금요일에 조정안이 발표된 점을 감안하면, 오는 18일께 결과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장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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