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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료·건강

‘정체 모를’ 황우석 지지 시위자들

등록 2006-03-12 19:43수정 2006-03-12 22:35

토론회 방해 경찰 배경 조사에
“주부·무직자” 구체답변 입닫아
“우린 각자 개인적으로 나와서 모였을 뿐이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관악경찰서 수사과엔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의 여성 6명과 남성 3명이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이들은 10일 오후 서울대학교에서 정운찬 총장 차량을 가로막거나 황우석 사건 관련 토론회를 방해하다가 연행된 35명의 황우석 박사 지지자 가운데 일부였다. 이들은 지난달 20일부터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10~30명씩 모여서 시위를 벌여왔다.

서울대나 한국 사회에 대한 이들의 요구는 매우 간명했다. “서울대의 진상조사 결과는 왜곡돼 있다”며 “즉시 황 박사의 연구를 재개하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경찰에게도 “조사를 똑바로 하라. 부당한 조사에 대해 인권위에 진정하겠다”고 말했고, 현장의 취재진에게는 “황 박사를 매도하지 마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그런데 경찰도 언론도 이 황우석 지지자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 가운데 여성들은 주부들, 남성들은 무직 아니면 회사 이름이 없는 회사원이라고 대답했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어떤 인터넷 카페나 모임에서 왔는지를 물으면 오직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들에게 가족이나 친지 가운데 난치병 환자나 장애인이 있는지, 어떤 이유로 이런 행동에 나서게 됐는지를 물어도 메아리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관악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이 이 사람들의 배경, 소속단체, 행동에 나선 이유 등에 대해 물으면 당장 인권 침해라며 반발해 조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11일 오후 이들이 조사를 받고 풀려난 뒤, 포털 사이트 다음의 ‘황우석 난자기증모임’ 초기화면에는 야구 방망이 사진과 함께 “고생하신 우리님들 이거 필요하시면 가져다 쓰세요. 맘껏!!! 나도 쓰고 싶다! 딱 한번만”이라는 섬뜩한 알림이 올라 있었다. 황 박사 지지자들이 조사과정에서 보인 묵묵부답의 태도는 ‘익명성’ 뒤에 숨은 온라인 공간의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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