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4명의 신생아 가운데 3명에게서 세균이 검출되면서 이번 연쇄 사망 사고가 집단 세균감염에 의한 것일 가능성을 키우는 근거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같은 세균에 감염되더라도 환자 상태에 따라 증상 발현 시점이나 사망까지 걸리는 기간 등이 모두 다른데, 이번엔 불과 80여분 만에 4명이 연쇄 사망해 여전히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용법에 맞지 않는 약물을 주입한 투약 사고 등의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이유다.
18일 질병관리본부와 이대목동병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숨진 3명의 신생아에게서 나온 세균은 그람음성균이다. 구체적인 세균의 종류는 세균배양검사 결과가 나오는 20일 이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은 지난 16일 이들 신생아 3명의 맥박수가 빨라지고 핏속의 산소 농도가 감소하자 감염을 의심하고 이날 오후 3시께 혈액배양검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나머지 1명의 경우 당시 감염을 의심할 만한 소견이 없어 세균 검사를 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3명에게서 발견된 그람음성균이 이번 신생아 사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람음성균은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질환자나 신생아 등에게 폐렴, 요로 감염, 장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병원의 각종 의료기기나 의료진으로부터
옮겨질 수 있기 때문에 병원 내 감염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시 감염도 가능하다. 하지만 의료계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명확한 사인 분석을 내놓을 단계는 아니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다. 집단 세균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4명의 사망 시점이 거의 비슷한 점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람음성균이라면 대체로 피부에 사는 균은 아니기 때문에 피부 접촉으로 옮겼을 가능성이 적다”며 “수액이나 약물, 의료기기를 통해 감염될 수 있으며 세균 검사를 하지 않은 나머지 1명의 경우 세균에 감염됐으나 증상 발현이 늦었다가 사망에 이르렀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록 오염된 수액 등에 의해 세균감염이 됐다고 해도 거의 같은 시간대에 증상이 나타나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라며 “아이들의 면역 및 건강 상태에 따라 증상 발현이나 사망 시점 등이 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투약 과정의 오류나 약물 용량 조절 실패, 산소 투입 등 인큐베이터 기계 장치의 오류 등 역시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아 중환자실에 근무한 적이 있는 한 간호사는 “중환자실의 경우 대체로 의료진의 업무량이 매우 많다”며 “약물 용량을 잘못 조절했거나 다른 약물을 투입했을 가능성도 등도 빼놓을 수 없고, 산소 투입 등 기계 장치의 오류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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