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재 사랑제일교회 자문변호사가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로 들어가는 골목길에서 열린 서울시의 전광훈 목사 고발 관련 기자회견에서 전 목사의 자가격리 의무 위반 반박, 허위사실 유포 등을 주장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고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확진자가 새로 나오는 등 교회를 통한 집단감염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세의 핵심 고리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수도권 교회에서 시작된 감염이 콜센터·어린이집·요양병원 등으로 번지고 비수도권 지역으로도 전파되는 모양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서울시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70명 늘어 누적으로 319명에 이른다. 등록 교인만 50만명이 넘는 대형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 관련 신규 확진자도 10명이 나왔다. 방대본 쪽은 일단 3명이 확인됐다고 했으나, 서울시는 신도와 접촉자 등을 포함해 10명이 확진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서울 양천구 되새김교회에서 4명, 경기 용인시 우리제일교회에서 5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는 각각 11명, 131명으로 나타났다.
교회발 집단감염이 요양병원 등 취약집단의 추가 확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방역당국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앞서 경기도 반석교회 감염이 남대문시장 감염으로 이어진 것처럼, 대규모 ‘엔(n)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역학조사와 접촉자 관리 등을 하고 있다. 방대본은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콜센터·방문요양센터·요양병원·어린이집·학원 등에서, 우리제일교회와 관련해 복지관·물류센터·공인중개업체 등에서 추가 노출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대형교회가 있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교인과 그의 가족 등을 통해 비수도권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확진자 대부분은 서울·경기 등 수도권 거주자이나, 대구·충남·경북·대전·강원 등에서도 최소한 20명 이상이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교인들이 예배뿐 아니라 함께 식사를 하거나 성가대 활동을 하는 등 모임을 하면서 교회 내 전파가 급속도로 확산된 것으로 분석했다. 종교 행사와 관련해 역학조사를 한 결과, 확진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거나 대화, 식사, 성가대 활동을 할 때 제대로 쓰지 않았고, 예배·성가대·소모임 등에 참여해 밀접하게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인후통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는데도 예배에 참석해 반복 노출이 일어났고, 이후 학교·시장·직장 등 지역사회로 빠르게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사랑제일교회의 경우 지난 9일 예배에 참석해 12일에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지표환자로 확인됐으나, 9일 예배 외에도 교회가 정기적으로 하는 평일 저녁기도회, 토요일 소모임 등의 활동을 통해 확진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신도나 방문자들이 교회에서 여러 날에 걸쳐 숙식을 함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과정에서 전파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방역당국은 보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확진자들 역시 찬양대회나 음악선교회 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돼 추가 확산 우려가 높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의 활동이나 접촉자를 통해 전국적으로 감염이 확산되는 상황으로, (사랑제일교회의) 2·3차 전파 관련 집단발병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교인들의 신속한 검사를 당부했다.
박다해 서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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