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에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정연주 전 방통심의위원장 등이 '해직 방송 기관장'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정연주 전 방심위원장,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남영진 전 KBS 이사장,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강제로 자리에서 쫓겨난 방송·미디어 관련 기관장이 11일 현 정부의 언론 장악 행태를 ‘전두환식 언론 쿠데타’로 규정하며 강도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정연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남영진 한국방송(KBS) 전 이사장,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5월 한상혁 방통위원장의 해임 이후 3개월 사이 윤석열 정권이 공영방송을 비롯한 비판언론에 자행한 폭거는 가히 쿠데타적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 전 위원장 면직 이후 벌어진 티브이 수신료 분리징수 강행과 공영방송 이사진 무더기 해임, 이동관 방통위원장 임명 강행 등을 나열한 뒤 “이런 경과를 보면 윤석열 정권의 목표는 단순히 케이비에스(KBS)나 엠비시(MBC)의 경영진을 교체해 이를 정권의 도구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며 “그들의 진정한 목표는 ‘보도지침’과 ‘언론통폐합’으로 상징되는 전두환 시대의 언론환경으로까지 퇴행하는 데 있다”고 짚었다.
현직 언론인을 포함한 언론계 전체와 시민사회가 현 정부의 퇴행적 언론 정책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당부도 전했다. 이들은 “스스로 언론, 언론인임을 자임한다면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언론에 대한 무도한 조처에 맞서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