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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공부 안해 뒤늦게 후회? 선택과 책임 일깨워줄 때

등록 2007-07-29 15:34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남관희의 학부모코칭 /

후회할 때가 바로 기회

어떤 현명한 엄마의 이야기다. 그 엄마는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했다. 그 결과인지 아닌지 큰 아이는 다방면에 관심이 많고 공부도 잘했다. 그런데 작은 아이는 그림 그리기에 빠져 공부엔 별 흥미가 없어보였다. 조금 걱정됐지만, 밝게 자라도록 배려했다.

작은 아이가 고3 여름 방학 때였다. 뜬금없이 “엄마! 왜 1~2년 전에 공부 좀 하라고 채근하지 않았어요?”라고 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흥분을 가라앉히며 엄마는 이렇게 답했다. “네가 고3이라서 걱정이 많구나. 그런데 엄마는 네게 공부도 좀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단다. 그 때 그 말이 네 귀에 들어가지 않았을 뿐이야. 너는 그 때 안 듣는 걸 택했고, 지금 그걸 아쉬워하는 거야. 과거는 어쩔 수 없지만, 미래는 네 선택에 달렸단다. 지금부터는 어떻게 하겠니?” 그 시점을 계기로 아이는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감을 느껴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결국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미대에 들어갔다. 진학 뒤에도 4년 동안 거의 장학금을 받았다. 졸업 무렵 좋은 취업 기회가 있었지만, 대학원 진학을 택했고 지금은 석사과정에 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후회를 하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이때 부모는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먼저 아이의 철없음을 비난하는 부모가 있다. ‘역시 아이는 미숙한 존재이니까 후회를 반복하지 않도록 내 할 일을 챙겨야지’ 다짐한다. 이런 부모는 점점 바빠진다. 잔소리도 늘게 된다. 무엇보다 아이의 책임감을 키워주지 못한다. 또다른 유형은 일단 아이의 심정을 헤아려준다.

깨달음을 갖게 된 것을 기뻐하고 이를 통해 성장할 길을 찾아준다. 아이의 아쉬운 마음, 안타까운 마음, 힘들고 걱정하는 마음을 알아주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일러준다. 코칭에서는 ‘아하! 모멘트’를 강조하는데 이 기회가 바로 아이로 하여금 ‘아하!’하면서 깨닫게 하는 시점이다. 이런 기회에 잔소리를 하면 소중한 기회를 한방에 날려 버리는 것이다.

얼마 전 워크숍에 참석한 한 초등학생 엄마가 정색하며 말했다. 아이에게 나중에 “엄마 왜 내게 공부하라고 말 안 했어요?”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어렸을 때 열심히 공부를 독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잘살기 위해 공부를 잘하는 것은 물론 좋은 방법 중에 하나임에 틀림 없다.

그렇지만 세상에는 공부보다 중요한 것들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과 선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태도다. 이것은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실력이 쌓이는 부분이다. 아이가 무엇을 하지 않아 뒤늦게 후회를 할 때, 그것마저 아이의 선택이었음을 알게 하고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야말로 자녀 코칭의 핵심이다.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한국코칭센터 전문코치 khnam@ekl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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