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등교’ 참아주세요
2050 여성살이 /
지난주에 일 년에 한두 번씩 하기로 약속했던 녹색어머니회 봉사를 했다. 녹색어머니회의 교통안전 지도는 단지 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등교하는 것보다 조금 앞서 이루어져야 하니, 이런 날에는 다른 날보다 조금 더 일찍부터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한참 꿈나라 여행 중인 아이들을 깨운 뒤 가방을 챙기게 하고는 식탁 위에 아침상을 차려놓고 집을 나섰다.
교통안전 지도를 하는 녹색어머니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란 모자에 노란 조끼를 입자마자 아이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얼른 교통안전 깃발을 들고 이쪽저쪽 살핀 뒤 호루라기를 불며 아이들 등교를 돕는데, 그늘진 곳에 가만히 서서 깃발만 움직이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손발이 시려와 발을 자꾸만 동동거리게 된다. 그래도 아이들이 나와 같은 녹색어머니들의 교통지도 덕분에 오늘 하루도 무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코끝을 스치는 쌀쌀한 바람도 기꺼이 참아낸다.
그런데 이렇게 교통지도 봉사를 하다 보면 매번 똑같이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가방 멘 아이들이 늘어나는 만큼 오가는 차량도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출퇴근 시간과 아이들 등교시간이 비슷한 시간대이니 당연한 것 아니냐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내가 여기에다 이런 푸념을 늘어놓는 것은 다른 이유에서이다.
등교하는 아이들이 많아짐에 따라 등굣길을 오가는 차량이 늘어나는 까닭은 엄마 아빠의 욕심에서 비롯된다. 물론 아이가 아프거나 아니면 나름대로 말 못할 사정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빨리 학교에 보내겠다는 욕심 때문에 엄마 아빠들이 차로 등교시키는 경우다. 비오는 날이나 무더운 여름, 그리고 추운 겨울에는 아이들을 태운 차가 더 많아진다. 학교가 아파트 단지 안에 있어 대부분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있다. 그래서 친구들과 이런저런 장난치며 느릿느릿 걷는 아이들도 일이십 분이면 등교가 가능한데도, 행여나 아이가 더울까 비 맞을까 차를 태워준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아이들을 태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쌩쌩 달리는 차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녹색어머니들이 교통지도 봉사를 하고 있고, 내 아이 친구들이 등교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쿨 존 안에서의 규정 속도를 지키지 않는 차가 많다. 가끔은 교통지도 깃발을 무시한 채로 달리다가 사고 직전까지 간 경우도 있다.
이렇게 위험천만한 일들을 계속 두고 볼 수 없어 결국은 녹색어머니회에서 교장선생님께 건의를 드렸다. 그래서 이번 주 월요일부터는 차량 등교를 하지 말라는 안내문이 발송되고, 고학년 선도들이 등굣길을 지키면서 차를 타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급격하게 줄어들었다니 이제 조금 안심이다.
임명남/〈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일하는 엄마의 야무진 교육법〉 저자
임명남/〈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일하는 엄마의 야무진 교육법〉 저자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