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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정성껏 쓴 ‘자기소개서’가 중요

등록 2011-04-04 09:37

고등학교 진학수기
고등학교 진학수기
[함께하는 교육] 고등학교 진학수기 /
전북과학고등학교 1학년 이민용군

어릴 적 살던 곳은 전북 군산의 조그마한 부둣가였다. 워낙 외진 곳이기 때문에 또래 친구도 많지 않아 바닷가에 혼자 앉아 바다를 멍하니 바라보며 상상하는 시간이 많았다. ‘이 많은 바닷물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물방울은 왜 둥글까?’, ‘바닷물은 왜 짤까?’ 등 바다에 관한 상상을 하게 됐고, 바다를 더 심도있게 연구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러한 배움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학교가 어딘지 찾아보던 중 초등학교 때 한 선생님으로부터 과학고등학교의 존재를 알게 됐고 그 후 ‘저 학교는 내 학교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지금은 화학과 생물에도 관심이 생겼는데, 어린 시절의 환경이 자연스럽게 과학에 대한 흥미로 이어진 것 같다. 이때부터 과학고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수집하며 차근차근 과학고 입시 준비를 해 나갔다.

하지만 중3 때 처음 핸드폰을 갖게 된 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다른 애들과 달리 ‘나는 문자를 충분히 절제할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막상 사용하다 보니 시간을 잊은 채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고 통화하면서 학업에 소홀해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과학고 입학의 마지막 조건인 2학기 중간고사 주요 과목(국어·수학·과학·영어) 10% 안에 들어야 하는 조건(9.8%)을 가까스로 충족했다. 원하는 퍼센트가 나오기 전까지는 하루하루가 고통이어서 과학고 진학의 꿈을 접어야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고생도 많았다.

전북과학고등학교 1학년 이민용군
전북과학고등학교 1학년 이민용군

나는 ‘입학사정관제’ 도입으로 과학고 진학이라는 행운을 잡은 경우라고 생각한다. 준비 과정에서 원서를 쓸 때 2주가량의 시간을 투자해 약 20매 정도 되는 자기소개서를 고치고 또 고쳤던 기억이 난다. 과학고를 함께 준비했던 한 친구는 전문가에게 부탁해 완벽하게 써냈지만 떨어지고 말았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이 직접, 진솔하게 쓰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상장과 수료증들을 차곡차곡 모아온 덕분에 면접 준비에서 나를 드러내고 강조할 도구인 포트폴리오를 수월히 만들 수 있었다. 누구에게나 있는 학업 우수상이나 개근상 등 학업에 관련된 것만이 아니라 체육과 미술 등 예체능에 대한 것도 모았고, 공부를 더 심도있게 한 영재교육원 논문, 탐구토론대회 때 사용한 파워포인트(PPT)도 있었다. 방문 면접 때 학교에 찾아온 입학사정관들에게 나를 소개하는 것을 포트폴리오로 대신해 더 객관성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중학교 재학중 텝스(TEPS) 시험을 보러갔을 때 전북과학고에 다니고 있는 한 선배를 만나 과학고는 어떠냐고 물어보았는데, 주저 없이 재미있다고 말해 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괴물’들도 많고, 힘들다는 말도 덧붙여줬다. 그때는 ‘재미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몰랐는데 입학한 지 한 달이 된 지금,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일반 학교에서는 접하기 힘든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고 실험, 실습, 발표, 토론 중심의 수업이 이루어져 일반 고등학교와는 차별화된 경험을 하고 있다. 이런 전북과학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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