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 ‘국정화 저지특위’ 위원장 맡은 도종환 의원
“일제·독재때도 발전해 지금 잘 사는 거라는 식
국정화 세력은 그 논리따라 친일파·독재자 옹호”
“일제·독재때도 발전해 지금 잘 사는 거라는 식
국정화 세력은 그 논리따라 친일파·독재자 옹호”
도종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움직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역사 물줄기 틀으려는 정권의 야심” “자율성·창의성 길러준다면서
국정화 같은 퇴행적 제도를…” 도종환 의원은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정화 작업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해 특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국정화 움직임을 더는 좌시하고만 있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얘기다. 도 의원은 “국정화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최근 발언 등을 ‘위험신호’로 받아들였다. 특위는 9월10일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핵심 쟁점화할 계획이다. 도 의원은 “아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길러준다며 어떻게 국정화 같은 퇴행적인 제도를 도입하려 하는지 답답하다. 교육의 내용과 방법, 제도 어느 측면에서도 국정화를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국감에서 집중 부각시키겠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등 야당은 정부가 국정화를 발표하는 순간 국정 파행이 불가피하다고 거듭 경고해왔다. 2013년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 사태가 하나의 가늠자다. 도 의원은 “19대 국회 상임위가 가장 격렬하게 충돌한 게 교학사 사태 때다. 여야가 이 문제에 매몰돼 6개월 이상 한치의 양보도 없는 대립과 충돌을 이어갔고 상임위에서 다른 모든 중요한 현안이 뒷전으로 밀렸다”고 회상했다. 국정화만큼은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도 의원은 정부의 국정화 추진을 “역사의 물줄기를 틀어놓으려는 정권의 야심”으로 봤다. 도 의원은 “국정화 추진 세력은 우리 민족의 역사의식을 ‘자학사관’이라 폄훼하고, ‘긍정적 역사인식’의 필요성을 내세운다. 일제 때도 발전했고, 독재 때도 발전했고, 그 덕분에 지금 잘사는 거라는 식으로 역사의 방향을 바꾸려는 것이다. 그런 논리에 따라 발전의 주체라 주장하는 친일파·독재자를 옹호하게 되고, 식민과 독재에 저항해서 싸운 사람들의 역사를 축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재를 지배하는 세력이 과거를 통제하고, 이를 통해 미래 세대가 현 집권 세력의 편이 되도록 주입하는 ‘위험한 역사관, 위험한 교육관’을 용인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역사학계와 교육학계처럼 도 의원도 교학사 교과서와 국정화를 하나의 맥락에서 이해했다. 도 의원은 “다양한 교과서가 필요하다며 교학사 교과서를 밀어붙인 세력이 있다. 교학사 교과서 채택률이 저조하자 이번엔 정반대로 ‘하나의 교과서’가 필요하다며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누구를 위한 교과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도 의원은 특히 국정화 발언을 연신 쏟아내고 있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나 황우여 부총리의 뒤에 청와대가 있다고 의심했다. 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는 한번 잘못된 정보가 입력되면 힘으로 내리누르는 방식으로 요구를 관철시킨다”며 “상반기 내내 청와대의 강한 압박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국정화 저지 특위에는 역사 관련 시민단체, 학계, 교육계, 학부모들도 함께 참여한다. 함세웅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이사장과 차리석 대한민국임시정부 국무위원의 아들 차영조씨 등 독립운동 관련 단체와 독립운동가 후손들도 이번주 새정치연합 지도부를 만나 ‘국정화 저지’를 강력하게 주문할 예정이다. 도 의원은 “정부가 국정화를 못하도록 대국민 홍보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라며 남은 기간 동안 ‘국정화 저지’에 모든 힘을 쏟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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