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왼쪽)와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연합뉴스
검찰이 이른바 ‘검·언 유착 사건’ 수사 과정에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의 1심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무죄 판단이 나온 정 차장검사의 상해 혐의 등이 인정돼야 한다는 이유다.
서울고등검찰청은 정 차장검사에게 유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의 항소 여부를 심의·의결할 공소심의위원회를 18일 열어 항소를 결정했다. 서울고검 감찰부는 “상해 혐의의 무죄 판단에 사실오인이 있고, 독직폭행 선고는 양형이 부당하다”고 항소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이날 공소심의위 결정이 나온 직후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양철한)은 지난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차장검사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바 있다. 다만 상해 혐의를 두고는 “상해를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정 차장검사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의 항소로 독직폭행 혐의와 관련한 검찰과 정 차장검사의 법정공방은 이어지게 됐다. 정 차장검사는 1심 판결 다음날인 지난 13일 이미 항소장을 제출했다. 정 차장검사는 당시 의견문을 내어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로 인한 유죄 선고는 수긍하기 어렵다”며 “증거인멸의 우려로 필요한 조처를 한 것으로, 당시 판단이 상당했는지 여부를 떠나 그 조치는 법령에 따른 직무행위였다”고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항소 여부를 결정할 공소심의위원회는 홍종희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위원장을 맡아 진행됐다.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이성윤 서울고검장은 정 차장검사를 지휘하던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에서 항소 결정 등에 관여하지 않았다. 정 차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시절 <채널에이(A)> 기자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한 ‘검·언 유착 사건’을 수사하던 중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 검사장에게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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