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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검찰의 칼끝’ 성남 정계 겨눈다…전담수사팀 대폭 증원 검토

등록 2021-10-08 17:07수정 2021-10-08 17:46

검찰, 11일 화천대유 김만배씨 소환 예정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투트랙 수사’
8일 김씨 동생·성남도개공 실장 소환조사
경기도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가운데)씨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경기도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제기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가운데)씨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용산경찰서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지역 정계로 향하고 있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 근무 중인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화천대유 쪽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억대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다, 성남시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민간 사업자들의 로비 의혹도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전담수사팀 증원을 검토하는 것 역시 전방위 수사를 대비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오는 11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를 불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의 이른바 ‘700억 약정’과 당시 개발사업에 관여한 인물들을 상대로 특혜를 받는 대가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성남 지역 정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화천대유의 로비 의혹 등을 전방위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장동 의혹을 둘러싼 검찰 수사는 크게 유동규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등 민간사업자 간의 ‘특혜 의혹’ 수사와 지역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한 전방위 ‘로비 의혹’ 수사 두 갈래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지난달 27일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로부터 받은 녹취록에는 김씨가 “성남시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원이 전달됐다. 실탄은 350억원이다”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 나오는 성남시의장과 성남시의원이 누구인지는 특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해당 성남시의장이 최윤길 전 의장이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한겨레>가 입수한 2016년 1월 부동산개발업체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대장PFV) 대표 이아무개씨의 1심 판결문에는, 최 전 의장이 10여년 전 ‘대장동을 민간사업자가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현금 1억이 담긴 쇼핑백을 전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 전 의장은 뇌물 혐의로 입건돼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받은 돈이 현금인 것을 알고 화를 내며 반환했다’고 주장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최 전 의장은 지난해부터 화천대유에서 일하고 있다. 화천대유 쪽은 “최 전 의장은 의회를 그만둔 지 7년 정도 된 분이다. 지난해부터 주민 입주를 원활하게 하는 업무를 맡아 지금도 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일부 언론은 최 전 의장이 화천대유에서 연봉 1억원과 별도의 성과급을 받는 조건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이런 로비를 통해 사업 과정에서 실제 특혜가 있었는지 들여다볼 계획이다. 특히 ‘특혜 의혹’ 수사는 2015년 사업 협약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최초 검토의견서에 포함된 ‘민간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불과 7시간여 만에 빠진 경위를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민간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삭제’ 경위를 파악하는 것이 유동규 전 본부장의 배임죄를 입증할 연결고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당시 개발 과정에 참여했던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팀 팀원 한아무개씨와 당시 팀장 김아무개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각각 조사한 바 있다. 검찰은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삭제 과정에 유 전 본부장 또는 전략사업팀이 압력을 행사한 것인지, 김씨가 직접 삭제를 지시한 것인지, 한씨가 스스로 조항을 빼고 의견서를 다시 작성한 것인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이처럼 전방위 수사에 나서면서, 당초 검사 17명으로 꾸린 전담수사팀 증원도 검토하고 있다. 수사팀은 현재 범죄수익환수부로부터 직·간접적 도움을 받고 있는데, 당초 예상보다 수사 범위가 넓어지면서 검사를 파견받아 인력을 보강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한편, 수사팀은 8일 김만배씨 동생이자 화천대유 이사인 김아무개씨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으로 근무한 김아무개 회계사를 불러 조사하고 있다. 오는 11일 김만배씨 소환조사를 앞두고 관련자들에 대한 기초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검찰은 동생 김씨를 상대로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경위와 내부 경영 상황, 대장동 개발 수익금 사용처, 로비 정황 등을 조사할 전망이다. 김 회계사를 상대로는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민간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경위와 사업 공모지침서를 화천대유가 속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유리한 방향으로 작성했는지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계사는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 정영학 회계사와 같은 회계법인에서 일했고, 정 회계사의 추천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에 입사했다.

검찰은 또 지난 6일,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의 임시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천화동인 4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으나, 사무실이 비어있어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검찰이 6일 압수수색한 곳은 남 변호사 쪽이 임시로 빌린 사무실이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천화동인 4호가 김만배씨로부터 1천만 원짜리 수표 40장, 총 4억원을 받아 운영비로 사용했다는 내역이 담긴 회계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4억원이 유동규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5억원(현금 1억원, 수표 4억원) 가운데 수표 4억과 일치하는 것인지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억원이 ‘김만배-남욱-유동규’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의심이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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