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성회, 다문화어린이합창단 학부모에 수천만원 소송 패소

윤석열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
‘평창올림픽 참가비 문제’ 갈등
레인보우합창단 학부모 상대
“초상권 침해” 소송냈지만 패소

김성회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 대통령비서실 제공. 연합뉴스

신설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에 임명된 김성회씨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한국다문화센터 산하 레인보우합창단 단원 부모를 상대로 수천만원짜리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과 언쟁을 벌이는 학부모 쪽이 동영상을 촬영한 것이 ‘불법’이란 주장을 폈는데,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내 다문화가정 어린이로 구성된 레인보우합창단은 10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한겨레>가 이 사건 1·2심 판결문을 확인해보니, 김 비서관은 2018년 5월 서울서부지법에 합창단원 아버지 ㄱ씨를 상대로 2천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으나 모두 패소했다. 김 비서관이 상고하지 않아 패소 판결은 지난해 7월 확정됐다.

사건은 2017년 말 레인보우합창단이 이듬해 2월 열릴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초청받은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합창단이 개막식에서 애국가 제창을 맡게 되자, 다문화센터 쪽은 단원 부모들에게 “10박11일 일정에 식사 및 간식 일부 비용 지원을 요청드린다”며 각 30만원을 입금하라는 통신문을 보냈다. 이에 일부 학부모들이 센터를 방문해 항의했다. 학부모들은 ‘합창단이 개런티(공연료)를 받아서 어디에 썼느냐’ ‘아이들이 그동안 공연해서 벌어온 돈으로 사용하면 안 되느냐’ ‘올림픽조직위에서 합창단원 참가비 전액을 지급한다고 했고, 단원들에게 개런티가 지급될 것으로 보이는데 조직위와 합창단 사이 계약서를 보여달라’고 했다.

그러나 김 비서관을 비롯한 직원들이 이를 거부하며 언쟁이 벌어졌다. ㄱ씨는 이 과정에서 4분48초 가량 동영상을 찍었다. 합창단은 이날 ㄱ씨 자녀를 비롯한 단원 3명을 퇴단시켰다. 2018년 3월 이 영상이 <문화방송>(MBC) 뉴스 화면으로 나가자 김 비서관은 “ㄱ씨가 센터 직원 만류에도 불법적으로 동영상을 촬영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2천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소송을 냈다. 당시 레인보우합창단은 올림픽 참가비 논란 및 단원들이 무료로 받은 올림픽 패딩을 걷어간 문제 등이 불거지자 “무기한 활동중단”을 발표했다.

법원은 김 비서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올림픽조직위가 행사 참여 비용을 모두 부담한다는 정보를 접한 학부모들로선 참가비 요구가 정당한지 의문을 해소하는 게 필요했는데, 센터가 이를 충분히 설명했다고 보기 어렵고 △참가비 요구가 부당하다면 향후 민사소송 대상이 될 수 있는 만큼 ㄱ씨로선 증거수집이 필요한 상황이었으며 △ㄱ씨가 언쟁이 격화되는 과정에서 촬영을 시작했다가 김 비서관이 제지하자 곧바로 촬영을 종료한 점 등을 들어 “촬영 행위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한편 김 비서관이 2019년 “나는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신병의 일종으로 생각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상 요구를 두고는 “그럼 정부가 나서서 밀린 화대라도 받아내란 말이냐”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뒤 이를 레인보우 합창단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한 사실이 있다고 <뉴스타파>가 보도했다. 두 계정은 모두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김 비서관은 지난해 말부터 전광훈 목사가 창간한 극우성향 매체 논설위원을 지내며 김건희 여사를 추어올리는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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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041971.html

신민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