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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김승희 관용차는 언덕만 달렸나…5만㎞ 주행에 기름값 2천만원

등록 2022-06-13 17:25수정 2022-06-14 23:05

관용차 주행거리 견줘 주유비 2배 이상 지출
전문가 “5만㎞ 언덕만 올라도 2천만원 과다”
선관위, 후보자 정치자금 전체 내역 “조사중”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이던 2019년 10월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모습. 연합뉴스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이던 2019년 10월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모습. 연합뉴스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국회의원 당시 관용차로 쓰던 렌트 차량(G80)을 헐값에 매입하면서 보증금으로 정치자금을 사용해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주유비를 과다하게 지출하는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유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관용 차량의 주행거리에 견줘 2배 넘는 주유비가 정치자금으로 지출됐는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김 후보자의 전체 정치자금 사용 내역 조사에 나섰다.(관련기사: 김승희, 이번엔 ‘관용차테크’ 논란…정치자금으로 빌린 뒤 헐값 매입)

13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겨레>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하면, 김 후보자는 2017년 2월16일 관용 차량으로 제네시스G80을 렌트한 뒤 2020년 4월28일까지 주유비로 1995만5420원을 사용했다고 ‘정치자금 회계보고서’를 제출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누리집 오피넷에 공개된 연도별 평균 주유비와 G80 차량의 평균 연비 등을 바탕으로 주행거리를 계산하면, 해당 주유비로는 11만5070㎞를 운행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김 후보자의 관용자 주행거리는 총 5만2174㎞로, 지출한 주유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부족한 주행거리를 주유비로 환산하면 약 1100만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관용차의 특성상 공회전(엔진을 켜둔 상태로 운행하지 않고 서 있는 상태)이 잦다는 사실 등을 감안해도, 주유비가 과도하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동차업계 전문가는 “공회전 때 겨울철 히터는 주유비가 거의 들지 않고 여름철 에어컨이 기름을 소모한다”며 “(공회전으로 인한 기름 소모를) 최대 10% 정도로 계산해도 40% 가량의 주유비를 더 쓴 셈”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5만㎞ 내내 가파른 언덕만 달렸다 쳐도 주유비 2000만원은 너무 많다”며 “개인 주유비를 관용차 주유비로 처리했거나, 주유비를 ‘현금깡’했을 가능성 등이 충분히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통상 국회의원 본인 차량의 주유비만 정치자금으로 지출하는 만큼, 국회 관계자들도 주행거리와 주유비 차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10여년간 보좌진으로 일한 한 보좌관은 “의원실에선 국회 사무처에서 매달 110만원씩 제공하는 주유비를 사용하고, 정치자금으로 주유비를 따로 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보좌관 역시 “워크숍이나 큰 행사 등 이례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정치자금으로 보좌진 차량 주유비를 쓰는 경우는 없다”며 “주유비를 너무 많이 사용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잇딴 의혹제기에 선관위도 김 후보자의 정치자금 전체를 들여다보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의정활동용 렌트 차량은 정치자금으로 주유가 가능하고 보좌진 차량은 의원의 의정활동과 관련이 돼야 한다”며 “주유비를 포함해 김 후보자의 정치자금 전체를 담당 조사계에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계약할 때부터 본인이 사기로 한 관용차는 4년간 5만2000km로 애지중지 타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수천만원의 주유비는 쌈짓돈처럼 썼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이제라도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쪽은 “G80 차량을 렌탈한 뒤 다른 차량엔 주유한 적이 없다”며 “제네시스 연비와 당시 서울시 평균보다 높은 여의도 주유 가격, 대기 시간이 긴 업무 특성 등을 고려할 때 통상적인 차량 연비와 유가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해명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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