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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서울은 6223원…청년은 자장면 끼니 때우기도 힘들다

등록 2022-06-14 08:00수정 2022-06-14 18:13

“저렴한 백반집 찾기 ‘하늘의 별 따기’”
물가 상승 청년∙비정규직 등 저소득층에 더 큰 영향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노량진 고시촌 컵밥거리에서 수험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노량진 고시촌 컵밥거리에서 수험생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맛은 그대론데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만원을 훌쩍 넘기는 국밥집들이 많아졌더라고요. 저렴한 백반집보다는 이제는 한 끼에 1만원∼1만5천원 하는 식당들이 거리에 줄지어 들어선 모습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오죠.”

서울에서 자취하는 취업준비생 박아무개(28)씨는 최근 끼니 해결 때문에 고민이 많다. 70∼80만원인 한 달 생활비 가운데 식비만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고 한다. 그는 “대학가 근처에서 5천∼6천원으로 끼니를 해결하곤 했는데, 불과 1~2년 사이에 7천∼8천원으로도 한 끼 해결 가능한 백반집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됐다. 메뉴 하나당 만원이 훌쩍 넘는 식당들이 거리에 줄지어 들어선 모습 보면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식재료 등 밥상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취업준비생·비정규직 1인 가구 청년들의 시름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홀로 사는 취업준비생 박경민(23)씨도 최근 식비가 감당이 안 돼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늘렸다. 박씨는 “올해 2∼3월 사이 물가가 너무 올라 한 달 80만원 생활비가 부족해져 과외 아르바이트를 더 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지난해 주로 식재료를 구입해 집에서 요리했다는 그는 이제는 외식이 더 저렴하다고 판단해 밖에서 주로 끼니를 해결하곤 한다. 박씨는 “버섯, 닭가슴살, 대파 등 계란 볶음밥을 자주 해먹는데, 지금은 재룟값이 다 올라 집 앞에서 저렴한 핫도그 등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경기도에 사는 프리랜서 김아무개(26)씨도 “일하는 곳이 주로 강남 일대인데, 밖에서 끼니 해결하는 게 점점 힘들어진다. 집에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면 나눠서 냉장고에 넣어두기도 하고, 강남 쪽에서 불가피하게 밥을 사 먹어야 할 경우 무조건 편의점에 가서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를 사 먹는다. 밥값은 점점 오르는데 월급은 제자리다. 최근엔 쉬는 날 돈을 더 벌기 위해 보조 출연 같은 아르바이트도 시작했다”고 했다.

청년들의 식비 지출이 늘어난 데에는 최근 ‘가성비’ 메뉴들의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탓이 크다. 13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사이트 참가격을 보면, 서울 기준 지난달 자장면 1인분 가격은 6223원으로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15.6%(5385원) 상승했다. 김밥 가격도 한 줄 기준 2908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8%(2692원)가량 올랐다. 서민들이 가장 흔하게 즐겨 먹는 외식 메뉴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소득 대비 식비 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의 경우 고소득층보다 물가 상승에 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국 1인 이상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소득 5분위별 가구당 가계수지 자료(통계청 국가통계포털)를 보면, 지난 1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월평균 가처분소득(84만7039원) 가운데 식료품∙외식비로 지출한 비중은 42.2%(35만7754원)로 집계됐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식비 지출은 가처분소득의 13.2%(111만7565원)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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