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가 1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특검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처음부터 공군이 이렇게 제대로 수사했다면 우리 예람이도 살아있을 것이고 가해자들도 이미 합당한 처벌을 받았을 것입니다.”
13일 오후 4시 경기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고 이예람 중사의 빈소에서 아버지 이주완씨는 특별검사팀에게 “그동안 애쓰셨다”라고 했다. 그러나 딸이 세상을 떠난 뒤 1년4개월이 지나서야 진실이 일부 밝혀진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는 못했다.
안미영 특검팀은 이날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8명을 기소하는 것으로 100일간의 수사를 종료했다. 수사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연 이씨는 “특검 결과는 이전에 공군이나 국방부에서 볼 수 없었던 것들이다. 이렇게 조사를 받는 것이 귀중하고 소중한 일인지 몰랐다”고 했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1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중사의 빈소에서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 씨가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그러나 이씨는 “특검이 거짓 증언으로 묻힌 자료에서 진짜를 골라내 결론을 냈지만 예람이에게는 부족하다. 이제 다시 시작”이라며 “끝까지 군에서 비롯되는 걱정이 없어지는 세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중사의 어머니는 “특검의 조사 기간은 소중한 딸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공허함 때문에 힘든 시간이었다”면서도 “아이의 심정을 대변하면서 결과를 내준 특검팀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족이 100% 만족하는 결과는 아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아이가 있어야 할 곳이 있을 때까지 우리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특검이 결론을 냈지만, 유족들은 이 중사의 장례는 바로 치르지 않겠다고 했다. 유족은 이 중사가 세상을 떠난 지난해 5월부터 1년4개월이 넘는 지금까지 장례를 치르지 않았다. 최대한 진실이 규명될 때까지 지켜보고 장례를 치를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족은 특검이 놓쳤던 인물들에 대해선 새로운 증거나 혐의가 나올 경우 재조사를 요청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딸의 명예를 찾기 위해 아빠와 엄마가 처절하게 지켜보고 있다. 특검은 종료됐지만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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