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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바쁜 날이 없다”…문 닫는 서울 카페, 올해만 2천곳 넘길 듯

등록 2022-11-23 07:00수정 2022-11-23 16:58

코로나 고비 넘겼더니 ‘고물가 파고’
“원두값 인상은 커피값 반영도 안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손님이 없네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7년째 카페를 운영 중인 40대 사장 이아무개씨는 지난 21일 평일 낮에 손님이 아무도 없는 카페 공간을 보면서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주말 점심때를 제외하면 바쁜 날이 거의 없다”며 “운영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 가게 인근 1㎞ 안으로 카페만 10곳이 더 있다.

코로나19 기간 네 차례나 영업을 중단했다가 다시 열기를 반복했다는 이씨는 “체감상 요즘이 더 어려운 것 같다”고 했다. 최근에는 우유·원두 등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서다. 치열한 경쟁으로 매해 서울에서만 2000곳에 이르는 카페가 문을 닫는 가운데, 고물가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이씨처럼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2일 <한겨레>가 서울시 휴게음식점 인허가 정보에서 ‘커피숍’을 분류·추출해 분석했더니, 올해 1월1일부터 최근(11월11일)까지 서울시에서 폐업한 카페는 1796곳이었다. 월별로 보면 적게는 131곳(1월)에서 많게는 193곳(10월)의 카페가 문을 닫았다. 10월말 기준으로 월평균 170곳이었다. 이대로라면 올해 안에만 2000곳이 넘는 카페가 폐업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는 역대 가장 많은 카페(1969곳)가 문을 닫았던 해였다. 최근 5년(2016~2021년)간 서울에서 매해 문 닫은 카페 수만 1400~1800여곳으로 그 수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카페는 우유·생크림·원두 등 원재료 비용이 크게 올라 타격을 받고 있다. 올해 원유 가격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오르면서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지난 17일 유제품 가격을 평균 6% 인상했다. 디저트 카페 사장 임수현(26)씨는 “(라떼 등에 쓰이는) 수입산 탈지분유가 1㎏당 1만원에서 20%가 올라 1만2000원이 됐다”고 했다. 수입에 의존하는 원두도 고환율 영향을 받았다. 브라질산 원두를 카페에 주로 납품하는 한 업체는 “원두가 1년 전과 비교해 2배는 올랐다. 아직 커피값에 원두값 인상분이 반영되지 못하면서 카페 사장들이 가격 인상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코로나 이후로 카페 불황이 이어지자, ‘예비 창업자’들도 고심하는 모양새다. 퇴사 이후 카페를 창업하려 했다던 직장인 이경미(32)씨는 “지인이 카페를 하다가 여러 이유로 망해서 큰 빚을 졌다. 당시에 컨설팅도 받으려 했는데, 요즘엔 상황이 더 좋지 않으니 창업 생각을 접었다”고 했다. 유아무개(34)씨도 “카페를 차리려고 몇 년간 준비했는데 지금은 안 하길 잘했다. 개인 카페를 차린 지인도 한 달에 120만원을 번다고 들었다. 카페가 쉽게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 영업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신상’ 카페 수는 폐업 카페 수를 웃돌고 있다. 서울에서만 매해 2000개가 넘는 카페가 새로 문을 열고 있다. 다른 업종과 비교해 진입장벽이 낮은 탓이다. 무분별하게 뛰어 들었다가 낭패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개인창업을 컨설팅하는 김성은(31)씨는 “어렵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카페 창업을 문의하는 분들이 많다. 카페는 현재 너무 많아서 좋은 입지를 선점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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