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착취물 시청했는데…“개정 아청법 시행 전이라 무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돈을 내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시청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시청행위를 처벌하는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아청법) 개정 전 저지른 범행이라 피고인에게 무죄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청법(음란물 소지) 혐의로 기소된 ㄱ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ㄱ씨는 2020년 2월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광고를 본 뒤 8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내고 텔레그램 고액방 채널에 입장했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211개가 저장된 링크에서 스트리밍 방식으로 이를 시청한 ㄱ씨에 대해 검찰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ㄱ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2020년 6월 시행된 개정 아청법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시청·소지하면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ㄱ씨의 범행은 소지 행위만 처벌하던 2020년 2월 이뤄졌기 때문이다.

2심은 ㄱ씨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시청만 했지 ‘소지’하지는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임을 알면서 소지·시청한 자를 모두 처벌하는 현행법과 달리, 이 사건에 적용된 옛 법은 소지한 자만 처벌하고 인터넷으로 시청한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신민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