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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오세훈, 법원 조정안 거부…5분 시위 전장연에 1분마다 “나가”

등록 2023-01-02 12:04수정 2023-01-03 09:22

오세훈 “지하철 1분만 늦어도 큰일” 다음날
서울교통공사, 전장연 지하철 탑승 전면통제
전장연 “법원 조정안인 5분 선전전도 막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5분이 표시된 시계를 들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9일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과 이 단체 박경석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강제조정하며 전장연이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을 초과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했다. 2023.1.2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5분이 표시된 시계를 들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9일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과 이 단체 박경석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강제조정하며 전장연이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을 초과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했다. 2023.1.2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관용’ 대응 한마디에 서울교통공사(공사)와 경찰이 새해 첫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선전전을 전면 통제했다. 전장연은 오전 9시10분부터 12시까지 2시간 가까이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공사 직원 및 경찰들과 대치했다. 

2일 전장연은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서울역 방향 플랫폼에서 ‘장애인권리예산·입법쟁취 지하철 행동’을 열고 “기획재정부와 국회는 전장연이 증액을 요구한 장애인권리 예산 중 0.8%(100여억원)만을 통과시켜 헌법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 이동권·노동권·교육권 및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가 모두 부정했다”며 이날부터 오는 3일까지 삼각지역 등에서 1박2일 농성을 하겠다고 밝혔다.

2일 오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상임대표가 지하철 선전전을 위한 탑승을 거부하는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 앞에서 “지하철 좀 타게 해주세요”라고 외치며 삼각지역장과 대치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일 오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상임대표가 지하철 선전전을 위한 탑승을 거부하는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 앞에서 “지하철 좀 타게 해주세요”라고 외치며 삼각지역장과 대치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5분이 표시된 시계를 들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9일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과 이 단체 박경석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강제조정하며 전장연이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을 초과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이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5분이 표시된 시계를 들고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19일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과 이 단체 박경석 대표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을 강제조정하며 전장연이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을 초과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했다.  연합뉴스

전장연은 전날 오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엠비엔>(MBN) ‘시사스페셜’에 출연해 “1분만 늦어도 큰일이 나는 지하철을 5분이나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서울중앙지법의 강제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한 것을 비판했다.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법은 공사가 전장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공사는 2024년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전장연은 열차운행 시위를 5분 넘게 지연할 경우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강제조정안을 내놨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상임대표는 “전장연은 법원의 조정안이 불평등하고 불공정하지만 수용했다. 그러나 오 시장은 ‘무관용’을 선언하며 ‘관치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

2일 오전 10시30분 경찰과 서교공 직원들이 시민통행로를 확보한다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의 휠체어를 강제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한 활동가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있다. 고병찬 기자
2일 오전 10시30분 경찰과 서교공 직원들이 시민통행로를 확보한다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의 휠체어를 강제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한 활동가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있다. 고병찬 기자

오세훈 시장이 ‘무관용’ 방침을 밝힌 뒤, 공사는 아침 8시부터 진행된 전장연의 기자회견과 지하철 선전전을 전면 통제했다.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장은 “역 시설 등에서 연설행위, 철도 종사자의 업무상 지시를 따르지 않는 행위 등은 철도안전법상 금지되고 있다”며 “전장연은 즉시 시위를 중단하고 역사 밖으로 퇴거해주시기 바란다”는 방송을 1∼2분 간격으로 했다. 더불어 “퇴거 불응 시에는 열차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고도 했다.

전장연은 기자회견 이후 오전 9시10분께부터 법원의 조정안대로 ‘5분 이내’로 지하철을 지연시키는 선전전을 진행하겠다고 했으나 낮 12시까지 공사와 경찰은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을 가로막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공사 직원들은 시민들의 통행로를 확보하겠다며 이형숙 전장연 활동가의 휠체어를 강제로 끌어냈고, 한 활동가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지기도 했다. 수리야 전장연 활동가는 “공사 직원들이 욕을 하며 목을 잡아당겨 숨을 쉴 수가 없어 넘어졌다”고 했다.

박경석 대표는 “지난 252일 동안 평화롭게 선전전을 진행해왔는데, 오 시장의 발언 이후 공사와 경찰은 ‘5분 이내’ 선전전마저 막고 있다”며 “평화로운 선전전을 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시간을 열어달라. 지하철을 탑승할 수 있을 때까지 대치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지하철 시위와 관련해 지하철에 기동대 8개 부대(부대당 약 60명)를 배치했다. 오후 중엔 10개 부대로 늘려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2일 오전 9시22분께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역장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퇴거를 요구하는 방송을 하고 있다. 삼각지역 역장은 “역 시설 등에서의 고성방가 등 소란을 피우는 행위 등은 철도안전법상 금지돼 있다”며 “퇴거 불응시 열차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고병찬 기자
2일 오전 9시22분께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역장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퇴거를 요구하는 방송을 하고 있다. 삼각지역 역장은 “역 시설 등에서의 고성방가 등 소란을 피우는 행위 등은 철도안전법상 금지돼 있다”며 “퇴거 불응시 열차 탑승을 거부할 수 있다”고 했다. 고병찬 기자

2일 오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상임대표와 회원들이 “2023년에는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아갈 권리를 함께 나누어주십시오”라고 말하며 세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2일 오전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상임대표와 회원들이 “2023년에는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아갈 권리를 함께 나누어주십시오”라고 말하며 세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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