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은폐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서훈(69)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구속 4개월 만에 보석으로 풀려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박정제)는 3일 서 전 실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서 전 실장이 보증금 1억5000만원을 납부하되 그중 1억원은 보석 보증 보험증권으로 대신할 수 있도록 했다. 서 전 실장의 주거지를 제한하고 변경이 필요하면 법원에 미리 허가받아야 한다는 조건도 걸었다.
서 전 실장은 지난 1월 건강 문제를 호소하며 법원에 석방을 요청했다. 당시 보석 심문에서 변호인은 “피고인이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고, 한국 나이로 70살 노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보석을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서 전 실장은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피살 정황이 알려진 당시 해양경찰청과 국방부에 ‘월북 판단 지침’을 내리고, 국방부와 공모해 ‘월북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의 합동참모보고서를 작성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9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서욱 전 국방부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은 한 차례 구속됐다가 구속적부심으로 석방됐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불구속 기소됐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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