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 강남구청역 인근에서 마약 성분이 든 음료수를 나눠주는 피의자 2명(왼쪽)과 이들이 나눠준 마약 음료수(오른쪽). 강남경찰서 제공.
‘마약 음료’를 국내에서 직접 제조한 범인 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학생들에게 건넨 ‘마약 음료’를 제조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전달한 범인 ㄱ씨를 7일 강원 원주에서 검거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 부모들에게 협박 전화를 건 휴대전화 번호와 관련한 변작 중계기를 설치한 ㄴ씨도 같은 날 인천에서 체포했다. 경찰은 이날 중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3일 대치동 학원가에서는 아르바이트생으로 채용된 4명이 시음행사를 가장해 고등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한 뒤, 부모들에게 전화를 걸어 협박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유포된 마약 음료의 행방을 쫓는 과정에서 음료를 받아 마신 피해 학생 1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현재까지 피해자는 학부모 1명을 포함한 8명이다.
경찰은 국외에 총책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해당 음료 병은 중국에서 처음 국내 반입됐고, 강원 원주를 중간 기점 삼아 택배나 퀵서비스 등으로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비대면으로 전달된 사실이 확인됐다. 총책은 국외에 있고, 중계기 등으로 번호를 바꿔 피해자에게 접근하고, 중간책을 두고 말단 아르바이트생을 점조직 형태로 운영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 수법과 유사한 것이다. 이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전날 마약범죄수사대를 찾아 “수법이 보이스피싱과 유사한 만큼 금융범죄수사대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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