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기준 넘은 한부모가족도 아동양육비 지급 추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왼쪽)이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한부모가족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여성가족부 제공

정부가 아동양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소득 기준을 초과한 저소득 한부모가족에게도 일정 기간 양육비를 계속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관계부처 합동대책으로 수립한 제1차 한부모가족정책 기본계획(2023∼2027년)에 저소득 한부모가족에 양육비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여가부는 이 계획에서 “(아동양육비) 수급자격 박탈 우려에 따른 (한부모가족의) 근로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수급 기준 초과 시에도 일정 기간 지급 중단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60% 이하인 저소득 한부모가족의 미성년 자녀에게 월 20만원의 아동양육비를 지급하고 있는데, 이 소득인정액 기준을 초과하면 급여 지급이 중단된다.

이에 관련 단체들은 현행 양육비 지급 방식이 한부모가족의 노동 의욕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해 왔다. 박리현 한국가온한부모복지협회 대표는 “경제적으로 어렵고, 자립 기반도 취약한 한부모가족이 노동소득 때문에 갑자기 아동양육비를 못 받으면 불안해져서 일을 관두는 경우도 있다”며 “기존 정책은 한부모가족의 자립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2021년 기준 18살 이하 자녀를 양육하는 한부모가구(37만 가구)의 절반가량(18만5천 가구)이 저소득 가구(중위소득 60% 이하)다.

여가부는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서 아동양육비 지급 중단 유예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프랑스는 장애인의 기본 소득 보장을 위해 성인장애수당(AAH)을 지급하는데, 이 수당을 받는 장애인이 경제활동을 해서 수급 기준을 초과해도 6개월 동안은 수급권을 박탈하지 않는다.

앞서 여가부 의뢰로 ‘한부모가족정책 기본계획 수립 연구’를 진행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진은 “약 1∼2년 동안은 수급 지위를 유지하고,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신설할 것”을 제언한 바 있다. 박정애 여가부 가족지원과장은 18일 “합리적인 기준을 검토하기 위해 올해 연구용역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