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법원의 보석 청구 인용에 따라 7일 오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7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구치소를 찾은 유족들은 강하게 항의했다. 박 구청장은 계란을 맞기도 했다.
이날 오후 서울 구로구 남부구치소를 찾은 이태원 유족들은 석방된 박 구청장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일부 유족은 바닥에 누워 울부짖기도 했다. 박 구청장은 어디선가 날아든 계란을 맞았다. 박 구청장은 업무 복귀 시점 및 책임을 인정하는지 등의 질문에 “죄송하다”,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 등의 답변만 남겼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는 8일부터 박 구청장이 출근할 것에 대비해 용산구청 앞에서 출근 저지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배성중)는 박 구청장과 최원준 전 용산구청 안전재난과장의 보석 신청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형사소송법 59조를 들어 박 구청장과 최 전 과장이 증거인멸이나 도망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박 구청장과 최 전 과장은 지난해 12월26일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핼러윈 기간 안전사고 예방대책을 소홀히 하고, 참사 당일에도 부실 대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20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 2일 진행된 보석심문 기일에서 자신들에게 적용된 혐의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으며,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석 청구 인용을 요구했다. 특히 박 구청장 쪽은 고령(62)이고, 참사 이후 충격과 스트레스로 불면과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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