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양근리 일대. 곽윤섭 선임기자 kwak1027@hani.co.kr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으로 불거진 가운데, 김 여사 일가가 보유한 양평 땅 일대 가격은 그간 얼마나 올랐을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 땅들에 “조상 무덤이 있다”며 개발할 리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는데, 용도 특성상
‘투자에 최적화된’ 것들로 나타난 바 있다. 이에 김 여사 일가가 1987년에 상속받은 땅과 2000년 이후 사들인 땅으로 나눠 공시지가 상승률을 따져봤다.
11일 <한겨레>가 국토교통부 개별공시지가 정보로 확인한 결과, 김 여사 어머니 최은순씨가 1987년 상속받은 양평 12개 필지(2만2663㎡·6800평)의 올해 1월 기준 공시지가는 총 14억8075만원이었다. 10년 전인 2013년 1월(9억6565만원)의 공시지가에 견줘 50.2%(약 5억원) 올랐다. 10년간 빠지지 않고 매년 4%씩 올라야 가능한 상승률이다. 이들 필지 중 일부는 10년 전부터 공시지가가 확인돼 일괄 10년 전으로 기준을 삼았다.
공시지가가 하락한 필지는 2개로, 각각 9%, 14%씩 떨어졌다. 나머지 10개 필지는 적게는 34%에서 많게는 128%까지 올랐다. 9728㎡(2900평) 규모의 임야는 2013년 1월 1㎡당 1만1500원에서 올해 1월 2만6300원으로 올랐다.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공시지가를 확인할 수 없는 기간을 고려하면, 최씨가 최초 상속받은 이후 지금까지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대 들어서 김 여사 일가가 양평에 사들인 17개 필지의 경우는 매매 시점이 제각각이라, 매해 공시지가 상승률로 따져봤다.
최씨가 2005년 말 양평군 백안리에 매매한 필지 2개(3341㎡·1000평)는 매매 당시 1㎡당 공시지가 1만5800원에서 올해 1월 1㎡당 13만600원으로 8배 이상 올랐다. 이런 상승률은 공시지가가 매년 약 12.4%씩 18년간 이어져야 가능하다. 2007년 이후로 가장 높았던 서울시 2019년 개별공시지가 상승률이 12.35%였다.
최씨가 양평읍 양근리에 2005년 말 매입한 땅도 1㎡당 20만6000원에서 올해 1월 기준 171만9000원으로 올랐다. 마찬가지로 공시지가가 약 12.5%씩 18년간 상승한 것과 같다.
김 여사 오빠가 2010년 매매한 임야 3053㎡(925평)는 매매 당시 공시지가 기준 1㎡당 2만2000원에서 올해 1월 3만4300원으로 올랐다. 13년간 매해 약 3%씩 상승이 이어졌다는 뜻이다. 사실상 가장 낮은 공시지가 상승률을 거둔 땅이다. 김 여사 일가가 매매한 총 17개 필지 중 지금껏 공시지가가 내려간 경우는 없었다.
곽진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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