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송 궁평 지하차도 사고’ 현장에서 총 3명을 구조한 충북 증평군청 공무원인 정영석씨의 손 곳곳이 쓸려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한국방송>(KBS) ‘남색 셔츠’ 구조자 찾았다…“나도 도움 받았다” 보도. 방송화면 갈무리
“허우적대고 있었는데 제 손 잡아가지고 난간에다가 같이 이렇게 잡아주시고.” (오송 궁평 지하차도 사고 침수 생존자, <한국방송>(KBS) 인터뷰)
18일 오전 11시 현재 14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된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 지하차도 사고’ 현장에서 주민들을 구한 ‘의인’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5일 ‘오송 궁평 지하차도 사고’ 현장에서 총 3명을 구조한 지하차도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조씨가 <시제이비>(CJB)와 인터뷰하고 있다. 방송화면 갈무리
지난 17일 <시제이비>(CJB) 보도를 보면, 지하차도 화물차 운전기사 유병조씨는 남성 2명, 여성 1명 등 총 3명을 구했다. 지난 15일 14톤 화물차를 몰고 궁평 제2지하차도를 통해 출근하던 유씨는 물이 계속 차오르자 창문을 부숴 화물차 지붕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그때 버스 안에서 휩쓸려 나온 20대 여성이 화물차 사이드미러를 간신히 붙잡고 버티는 걸 발견했다. 유씨는 여성을 자신의 화물차 위로 끌어 올려 구조했다. 이후 또다른 남성 2명도 구조했다.
생존한 여성의 가족은 유씨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여성의 아버지는 “(딸이) 나는 힘이 없으니까 이 손을 놓으시라고 (말했는데 유씨가) 끝까지 잡으셔서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며 “포기하지 않고 구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지난 15일 ‘오송 궁평 지하차도 사고’ 현장에서 총 3명을 구조한 충북 증평군청 공무원인 정영석씨의 손 곳곳이 쓸려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한국방송>(KBS) ‘남색 셔츠’ 구조자 찾았다…“나도 도움 받았다” 보도. 방송화면 갈무리
같은 날 <한국방송>(KBS) 보도를 보면, 충북 증평군청 공무원인 정영석씨도 침수 순간, 차량 지붕과 난간에서 3명을 끌어올려 구조했다. 정씨가 차량 지붕으로 대피한 순간, 한 주민이 올라오지 못하고 살려달라고 외쳤다고 한다. 정씨는 해당 주민 등 3명을 끌어올렸다.
정씨 덕분에 목숨을 구한 생존자는 <한국방송> 인터뷰에서 “허우적대고 있었는데 남색 셔츠 입으신 남자분이 내 손을 잡아서 난간에 같이 잡아줬다”고 했다. 정씨는 생존자들과 함께 온갖 구조물을 붙들고 밖으로 탈출했다고 했다. <한국방송>에 나온 정씨의 손 사진을 보면, 군데군데 물집이 터지고, 쓸려나간 곳에 피가 맺혀있다. 정씨는 <한국방송> 인터뷰에서 자신도 화물차 기사인 또다른 남성에게 도움을 받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 15일 ‘오송 궁평 지하차도 사고’ 현장에서 총 3명을 구조한 충북 증평군청 공무원인 정영석씨가 <한국방송>(KBS)과 전화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방송화면 갈무리
앞서 지난 15일 아침 8시40분께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에 미호강에서 범람한 물이 차면서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8일 오전 11시 현재 1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