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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학교 앞 돈가스 1만4천원…세끼는 사치예요”

등록 2023-07-30 11:00수정 2023-07-31 02:46

학생들 크게 뛴 밥값에 울상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돈가스를 먹었던 대학생 권아무개(25)씨는 올해 들어서는 자주 가던 학교 앞 돈가스 식당에 가지 못하고 있다. 권씨는 30일 한겨레에 “1만1000원이었던 돈가스가 최근 1만4000원까지 올랐다. 학생인데 예전처럼 편하게 찾을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은 아니다”라고 했다.

국밥, 제육볶음과 함께 3대 ‘소울푸드’라 불렸던 돈가스가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은 대학생들 사이에서 ‘금가스’로 불리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식용유, 돼지고기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더는 가성비 음식이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졌기 때문이다.

대학생 조이빈(23)씨도 “돈가스가 워낙 비싸졌다. 돈가스 먹을 돈이면 김밥 등 다른 것들로 더 많은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것 같아 요즘 잘 먹지 않는다”며 “자연스럽게 다른 음식을 찾게 됐다”고 했다. 대신 조씨는 그람(g) 수로 가격을 측정해 먹을 수 있는 마라탕을 1만원 이내로 해서 먹는다고 했다.

대학가인 혜화역 인근 돈가스 가게 가격을 살펴보면, 20개 가게 중 1만원이 넘지 않는 가게는 5곳에 불과했다. 가장 ‘가성비가 좋다’고 평가된 가게도 6000원 정도였지만, 양이 많은 건 아니었다. 비싼 가게의 경우는 돈가스 메뉴 하나가 2만원에 육박했다.

양이 많고 고기가 두툼하다며 인기가 많았던 동국대 인근 한 돈가스 가게는 2년 전만 하더라도 등심 돈가스를 9900원에 팔았다가, 작년에는 1만1000원, 올해는 1만2000원으로 가격을 계속 올렸다. 1년마다 10%씩 오른 셈이다. 대학생 김아무개(25)씨는 “오랜만에 가게를 찾았는데 가격이 많이 올랐다. 주변 어딜 가나 가격이 다 비싸서 돈가스는 잘 안 먹는다”고 했다.

지방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경북에서 취업 준비하는 대학생 김아무개(24)씨는 “지금 돈가스가 치킨값”이라며 “이제 돈가스가 소울푸드란 말은 없애야 한다. 대학생, 취준생에게는 마음을 크게 먹고 주문해야 하는 음식이 됐다”고 했다. 김씨는 “올해 최저 시급이 9620원인데 음식 가격은 만 원이 훌쩍 넘으니 세 끼 다 챙겨 먹는 게 사치인 느낌이다”라고 했다.

코로나 이후 돈가스 원재료 가격은 크게 뛰었다.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보면, 튀김에 주로 쓰는 대두유(콩기름) 가격은 올해 7월 배럴당 68.17달러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7월 배럴당 28.53달러와 비교해 138.9% 상승했다. 축산품질평가원에서 조회한 돼지 도매가격도 지난 26일 기준으로 평균 1㎏당 5922원으로 코로나 이전, 4년 전 같은 날인 2019년 7월26일(1㎏당 4034원)과 비교해 46.8% 상승했다.

서울 중구 한 돈가스 가게 사장은 “(코로나 이후로) 돼지고기뿐 아니라 식용유, 채소 가격도 많이 올랐다. 우리도 가격 올리는 게 (손님이 오지 않을까) 부담스럽다”라면서도 “포장, 배달비, 가스비 등 부가 비용도 오르는 처지라 가격을 조금이라도 안 올릴 수가 없다”고 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김우리사랑 교육연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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