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내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교사와 제자를 잇는 가교 구실을 했던 ‘스승찾기 서비스’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올해 ‘스승의날’을 앞두고 서울 시내 한 꽃시장에 놓인 카네이션 바구니 모습. 연합뉴스
지난 4일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내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교사와 제자를 잇는 가교 구실을 했던 ‘스승찾기 서비스’가 위축되는 분위기다. 대전시교육청은 21일 ‘스승찾기 서비스’를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고, 충남교육청도 관련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해도 괜찮은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대전시교육청은 최근 ‘스승찾기’ 서비스 페이지를 누리집에서 삭제했다. 이 교육청 스승찾기 서비스는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한 교원에 한해 이름과 재직학교, 학교 전화번호를 조회할 수 있어 다른 교육청에 비해 서비스 이용률이 높은 편이었다.
대전시교육청 자료관리 담당자는 “교내 흉기 사건 후 자신의 정보를 비공개로 전환해달라는 교사도 있었고 서비스를 중단해달라는 민원 전화가 있어 내부 검토를 통해 잠정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며 “앞으로 서비스를 개시할지 말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스승찾기 서비스는 교육청별로 서비스 방식에 약간 차이가 있다. 대전시교육청처럼 개인정보에 동의한 교원에 한해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교육청이 있고, 서울시교육청 등 일부 교육청처럼 학생이 교육청에 전화로 신청하면 교원에게 학생 연락처가 제공되고 2~3일 정도 이후 회신받는 방식이 있었다.
사건 전에는 대전시교육청의 편리한 조회 시스템은 타 교육청에 견줘 서비스 이용률이 높아 호평을 받았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비스 중단’까지 하게 된 것이다.
대전시교육청뿐만 아니라 충남교육청에서도 교사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서비스 중단이 필요한지에 대해 담당자들이 내부 논의 중이다. 충남교육청 자료담당 관리자는 “사건 발생 후 자신의 정보를 비공개로 전환해달라는 교사들이 있고 대전시교육청에서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충남교육청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중단이 필요한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재도 공개를 원하는 교사만 공개하고 있고 언제든 비공개를 원하면 비공개로 전환할 수 있으니 교사들이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며 “상황을 지켜보며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오전 20대 남성이 대전 대덕구의 한 고등학교에 침입해 교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학창 시절 안 좋은 기억 때문에 범행했다”고 했고, ‘스승찾기 서비스’를 통해 피해 교사의 정보를 확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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