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인천지원 직원이 24일 오후 인천 영종도 수입축산물 소독창고 앞에서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 박혀 있는 뼛조각을 핀셋으로 가리키고 있다. 인천/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식탁안전’이 국경이다
미국산 8.9톤 반송폐기…해당 작업장 수입 승인 취소
미국산 8.9톤 반송폐기…해당 작업장 수입 승인 취소
국경을 넘나드는 먹거리의 안전성 문제가 다시 현안으로 떠올랐다. 수입 재개된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과 관련한 ‘염려스러운’ 물질 때문에 반송됐고, 전북 익산의 의사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는 ‘진성’ 여부가 판가름나기도 전에 닭 수출길을 가로막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2년10개월 만에 국내에 들어 온 미국산 쇠고기가 검역 과정에서 뼛조각이 발견돼 ‘검역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수입 물량 8.9t(707상자)을 모두 반송 또는 폐기하고, 미국의 해당 농장 작업장의 수입 승인을 취소할 예정이다.
강문일 수의과학검역원장은 24일 “지난 23일 식육이물검출기(엑스레이 검출기)를 통한 검사 도중 두 덩이의 살치살 사이에서 높이 4㎜, 세로 6㎜, 가로 10㎜ 크기의 뼛조각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강 원장은 “살치살이 윗등심에서 분리된 부분임을 고려할때, 이 뼛조각은 분리과정 중 칼끝에 잘려 나온 것이 아니라 갈비나 다른 부위의 것이 끼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발견된 뼛조각이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SRM)은 아닌 것으로 판단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농림부는 이날 미국 정부에 해당 작업장의 쇠고기 수출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 1월 합의된 수입 위생조건을 보면, 수입 살코기에서 척수 신경절 등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이 발견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중단되고, 뼛조각 등 단순 이물질이 검출되면 해당 수출업체 작업장에 대해서만 수입 중단 조처를 취하게 된다.
농림부 관계자는 “두번째 미국산 쇠고기 수입물량 6개 품목 3.2t도 현재 수입돼 영종도 검역장에 보관 중”이라며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전수검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으로선 도축과정에서의 ‘뼛조각 포함’ 불가피성을 내세워 수입 조건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돼 통상마찰의 요인이 될 소지도 있다.
한편, 일본 정부는 24일 한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로 의심되는 바이러스가 발견됨에 따라 한국산 닭고기의 수입을 일시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23일부터 한국산 닭고기와 달걀의 수입절차를 일시 중단했다”며 “한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의 신발 밑창을 소독하는 등의 긴급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쪽에 상세한 정보제공도 요구했다”고 말했다.
대만, 홍콩 등 한국 닭고기를 수입하는 다른 나라들에서는 아직까지 수입중단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 의사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는 농림부는 25일 중 최종 검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수헌 기자, 도쿄/박중언 특파원 minerva@hani.co.kr
김수헌 기자, 도쿄/박중언 특파원 minerva@hani.co.kr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인천지원 직원이 24일 오후 인천 영종도 수입축산물 소독창고 앞에서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방사선을 이용한 이물질 검출기를 통해 발견된 가상 뼛조각(아래 모니터의 작은 빨간 네모)을 확인하고 있다. 인천/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지난달 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 8.9t에 대한 검역 과정에서 뼛조각이 발견됨에 따라 한미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에 따라 검역 불합격 판정이 내려진 가운데, 24일 오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인천지원을 찾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검역소 직원의 협조를 받아 검역 과정에서 손톱크기의 뼛조각이 발견된 살치살 부위를 살펴보고 있다.인천/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인천지원 직원이 24일 오후 인천 영종도 수입축산물 소독창고 앞에서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방사선을 이용한 이물질 검출기를 통해 발견된 가상 뼛조각(아래 모니터의 작은 빨간 네모)을 확인하고 있다. 인천/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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