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수수 들켜 김흥주씨에 무마 부탁 포착
국조실 이사관은 청탁받고 사실은폐 혐의
국조실 이사관은 청탁받고 사실은폐 혐의
김흥주(58·구속) 삼주산업(옛 그레이스백화점)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7일 전 국세청장 ㅇ씨와, 김씨의 부탁을 받고 ㅇ씨의 비위 사실을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무조정실 이사관(2급) ㄴ씨를 소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2001년 총리실 암행단속반 책임자였던 ㄴ씨는 김흥주씨의 부탁을 받고 당시 국세청 간부였던 ㅇ씨의 비위 사실을 덮어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ㅇ씨가 부하 직원과 함께 고급 룸살롱에서 금품을 전달받는 현장을 총리실 암행단속반 직원들이 덮쳤는데, ㅇ씨의 부탁을 받은 김씨가 단속반을 총괄하던 ㄴ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비위 사실을 눈감아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김씨와 수상한 돈거래를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금융감독원 전 간부 신상식(55)씨도 같은 혐의를 받고 있다. 신씨는 당시 총리실에 파견돼 암행단속반의 현장 책임자로 일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최근 김씨로부터 총리실 간부 ㄴ씨와 신씨를 통해 ㅇ씨의 비위 혐의를 덮게 해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씨의 도움으로 단속에서 벗어난 ㅇ씨는 이후 승승장구해 국세청장까지 올랐다.
한편, 검찰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의 사무실과 자택을 이날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김 부원장과 신씨는 8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영장 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금감원 직원들은 김 부원장의 석방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순혁 최익림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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