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블로그 박영욱 대표(오른쪽)와 유정원 부대표. 김경호 기자.
‘네이버 독단적 운영’ 이유…검색제휴계약 파기
“여태껏 사업을 해봤지만 ‘을’이 ‘갑’한테 일방적으로 해지를 통보한 건 처음이네요.”
블로그 전문포털 올블로그(http://www.allblog.net)가 지난달 말 네이버에 검색 제휴 계약을 파기한다고 일방 통보한 뒤 돌아온 말이었다. 올블로그는 네이버와의 1년짜리 콘텐츠 공급 계약을 8개월 만에 깼다. 네이버의 ‘독단적 운영’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네이버는 지난 2일 재협상까지 제안했으나 올블로그로부터 제안을 거부당했다. 네이버와 거래를 하는 업체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3일 ‘을의 반란’ 복판에 선 올블로그 박영욱 대표(24·사진)와 유정원(35) 부대표에게 도발(?)의 배경을 들어봤다.
박 대표는 “다들 네이버에서 검색 결과가 조작·왜곡되는 문제를 알면서도 제기하진 않는다”며 “콘텐츠 공급자의 권리나 주장은 무시되는 불합리한 구조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어렵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지난 2004년 창업을 하면서 국내에 ‘블로그 포털’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인물이다. 박 대표는 “네이버가 계약과 달리, 2~3일 뒤에나 콘텐츠를 노출시키는 일을 반복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말 또다시 갈등이 발생하자 결국 제휴중단 결정을 내렸다.
유정원 부대표는 “유사 사례를 문제삼았을 때 네이버로부터 ‘기획자와 개발자의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문제가 있었다, 개선하겠다’는 얘기만 두 차례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콘텐츠사업팀 과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유 부대표는 ‘친정’의 신뢰성을 꼬집고 있었다.
네이버 콘텐츠사업팀 과장 출신 부대표도 ‘친정’ 신뢰성 꼬집어
다음에선 월300만원 이상, 네이버에선 월150만원
애초 제휴는 네이버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당시 올블로그가 집적한 콘텐츠 120만건 가운데, 네이버에 40만건만 노출되는 실정이었다. 올블로그로서도 영향력 확대의 기회를 맞은 듯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빗나갔다. 최근 올블로그의 주간 방문자 수는 5만여명(코리안클릭 집계)으로, 네이버에 콘텐츠를 본격 공급하기 시작한 지난 12월에 견주면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대신 네이버에는 270만건의 올블로그 등록 콘텐츠가 노출되어 있다. 이 대가로 올블로그는 네이버로부터 매달 150만원을 받는다.
유 부대표는 “네이버에 점점 의존적이 되는 반면 대우나 이익은 충분하지 않았다”며 “계약 파기에는 자체 수익모델을 모색하자는 경영전략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올블로그는 또다른 제휴사인 포털 다음한텐 매달 300만원 이상을 받는다. 유 부대표가 머쓱한 듯 말을 이었다. “임직원 12명에 불과한 회사가 전략적이면 또 얼마나 전략적이겠어요.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하는 구조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네이버, “자체모니터링 있지만, 검색결과 조작은 결코 없다” ‘반란’이 확산될 진 알 수 없다. 네이버의 그림자가 짙다. 올블로그 회원들 사이에서도 노출 빈도 감소를 우려해 이번 결정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있다. 그럼에도 콘텐츠 공급사들의 억눌린 불만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동영상 포털 판도라티브이(TV) 김경익 대표도 “일방적 계약 조건이 고쳐지지 않을 경우 제휴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이경률 홍보과장은 “올블로그에 지급하는 비용은 콘텐츠 대가가 아닌 중소 콘텐츠사이트 지원 성격”이라며 “경쟁사에 비해 계약조건이 나쁘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검색 결과 왜곡 등의 주장 등에 대해선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필요한 자체 모니터링이 있지만, 검색 결과는 객관적 절차에 따라 결정될 뿐 조작은 결코 없다”며 “계약이 해지되면 자체 검색엔진으로 삭제된 데이터를 다시 수집할 계획이어서 검색 품질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다음에선 월300만원 이상, 네이버에선 월150만원
네이버와의 제휴 중단을 밝힌 올브로그의 공지사항 페이지
애초 제휴는 네이버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당시 올블로그가 집적한 콘텐츠 120만건 가운데, 네이버에 40만건만 노출되는 실정이었다. 올블로그로서도 영향력 확대의 기회를 맞은 듯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빗나갔다. 최근 올블로그의 주간 방문자 수는 5만여명(코리안클릭 집계)으로, 네이버에 콘텐츠를 본격 공급하기 시작한 지난 12월에 견주면 6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대신 네이버에는 270만건의 올블로그 등록 콘텐츠가 노출되어 있다. 이 대가로 올블로그는 네이버로부터 매달 150만원을 받는다.
유 부대표는 “네이버에 점점 의존적이 되는 반면 대우나 이익은 충분하지 않았다”며 “계약 파기에는 자체 수익모델을 모색하자는 경영전략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올블로그는 또다른 제휴사인 포털 다음한텐 매달 300만원 이상을 받는다. 유 부대표가 머쓱한 듯 말을 이었다. “임직원 12명에 불과한 회사가 전략적이면 또 얼마나 전략적이겠어요.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일방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하는 구조가 옳지 않다고 봅니다.” 네이버, “자체모니터링 있지만, 검색결과 조작은 결코 없다” ‘반란’이 확산될 진 알 수 없다. 네이버의 그림자가 짙다. 올블로그 회원들 사이에서도 노출 빈도 감소를 우려해 이번 결정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있다. 그럼에도 콘텐츠 공급사들의 억눌린 불만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동영상 포털 판도라티브이(TV) 김경익 대표도 “일방적 계약 조건이 고쳐지지 않을 경우 제휴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이경률 홍보과장은 “올블로그에 지급하는 비용은 콘텐츠 대가가 아닌 중소 콘텐츠사이트 지원 성격”이라며 “경쟁사에 비해 계약조건이 나쁘다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검색 결과 왜곡 등의 주장 등에 대해선 “명예훼손 등의 이유로 필요한 자체 모니터링이 있지만, 검색 결과는 객관적 절차에 따라 결정될 뿐 조작은 결코 없다”며 “계약이 해지되면 자체 검색엔진으로 삭제된 데이터를 다시 수집할 계획이어서 검색 품질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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