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시 호법면 냉동창고 화재 사고로 숨진 재중동포의 유족들이 11일 오후 참사 현장에서 열린 합동위령제에서 통곡하고 있다. 이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천 물류센터 참사]
사고때 스프링클러·방화문 자동작동 장치 꺼놔
경찰, 코리아2000 압수수색 “인·허가 비리 규명”
사고때 스프링클러·방화문 자동작동 장치 꺼놔
경찰, 코리아2000 압수수색 “인·허가 비리 규명”
경찰이 경기 이천시 코리아2000 냉동창고 건물 준공 때 비상계단이나 통로였던 곳 일부가 화재 당시 냉동실로 바뀌었으며, 화재 때 스프링클러와 방화문이 수동 작동토록 조작돼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화재 당시 이 건물에는 애초 설계됐던 스프링클러 등 필수 소방시설이 건축허가 당시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본부장 박학근 경기청 2부장) 관계자는 11일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되는 13냉동실 주변에는 애초 설계대로라면 비상계단이 있어야 하는데, 이곳에 11·12냉동실이 들어서 있던 점을 중시해 집중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함께 지난 10일 밤 소환한 감리업체의 한 관계자로부터 “창고 안 통로 일부가 냉동실로 바뀌어 사용됐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통로와 비상계단 등을 무단 폐쇄했는지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또 수사본부는 “사고 당시 공사 관계자들이 스프링클러와 방화문이 수동 작동하게 한 뒤 작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스프링클러는 동파 방지를 위해, 방화문은 오작동 방지를 위해 각각 수동 작동토록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회 행정자치위원회 윤호중 의원(대통합민주신당)이 입수한 화재 창고 관련 자료를 보면, 이 건물은 지난해 건축허가 및 착공신고 때 스프링클러 헤드 795개와 옥내 소화전은 25개, 비상 방송시설인 확성기 72개를 설치하는 것으로 설계 및 신고됐다. 그러나 정작 10월19일 소방시설 완공검사 때는 스프링클러 헤드 349개, 소화전 22개, 방송시설 45개로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날 코리아2000과 코리아냉동, 코리아냉장 3개사 본점과 지점 등 네 곳과 코리아냉동 대표 공아무개(47)씨 집 등을 압수수색했다.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1시40분께 수사진 25명을 압수수색 대상지 다섯 곳에 보내 컴퓨터 본체 6대와 서버 하드디스크 한 대, 사과상자 7개 분량의 각종 서류를 압수했다. 수사본부는 “화재 참사와 관련한 인·허가 및 농지전용 의혹, 공무원과의 유착관계 등을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천/김기성 최원형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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